일본 신사 놀러갔다 나락 간 중국 톱스타

2021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된 시진핑 정부의 연예계 대청소로 퇴출됐던 배우 겸 가수 장저한(장철한, 33)이 3년간 겪은 숱한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장철한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21년 8월 12일 터진 친일 논란 직후 연예계에서 쫓겨났을 당시 앞이 캄캄해 매일 잠을 설쳤다고 돌아봤다.

꽁쥔(공준, 31)과 함께 한 중국 브로맨스 드라마 '산하령'으로 대박을 친 장철한은 드라마, 영화계는 물론 광고계의 S랭크 스타로 발돋움했다. 다만 장철한이 과거 일본 여행 당시 도쿄 노기신사에서 열린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사진이 SNS에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올해 1월 성공적으로 복귀한 장철한 <사진=장철한 인스타그램>

사진 게시자는 장철한이 일본어를 섞어가며 하객들과 인사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아니지만 하필 결혼식이 열린 장소가 노기신사라는 점이 큰 논란이 됐다.

노기신사는 야스쿠니신사와 더불어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다. A급 전범들을 합사한 신사로 일본 메이지시대의 대표적 군인 노기 마레스케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이나 중국 등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 국가들에게는 악명이 자자한 시설이다.

노기 마레스케는 1896년 타이완 총독을 거쳤고 러일전쟁 당시 제3군 사령관 및 대장군으로 만주에 출전했다.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육탄공격으로 뤼순(여순)을 공격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흉악무도한 A급 전범이다.

중국 최고의 브로맨스 드라마로 꼽히는 '산하령'의 공준(왼쪽)과 장철한 <사진=드라마 '산하령' 공식 스틸>

사진과 영상 공개 하루 만에 장철한은 친일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와하하(娃哈哈)와 메이블린, 랑방, 크리니크, 코카콜라 등 27개 회사가 일제히 등을 돌렸다.

장철한은 "과거의 무지한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사과했지만 소용없었다. 장철한이 나온 상하이희극학원은 졸업 명단에서 그를 빼버렸다. '산하령'은 유쿠(YOUKU)와 텐센트 등 동영상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장철한이 출연한 드라마 '랑야방'은 그의 출연 장면을 통편집했다.

3년에 걸쳐 칩거하던 장철한은 올해 1월 정식으로 복귀했다. 시진핑 정부의 연예인 단속이 완화된 영향이다. 그를 기다리던 수많은 팬이 콘서트를 찾아 야광봉을 흔들었다. 장철한은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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