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 때문에 ‘우후죽순’이란 말까지 생긴 식재의 정체

어떤 식재는 특정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봄나물은 이런 면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보통 꽃이 피기 전 어린 순을 이용해 요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이런 나물들은 먹을 수 있는 기간이 1~2달 정도로 그렇게 짧지는 않은 편이고, 묵나물로 만들 경우 1년 내내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제철 식재는 다르다. 아침에 발견해도 저녁이면 못 먹게 될 수도 있는 이 식물은 '죽순'이다. 이에 대해서 알아본다.
말 그대로 우후죽순으로 자라는 '죽순'

죽순은 대나무류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을 말한다. 죽순은 성장한 대나무에서 볼 수 있는 형질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 아직 자라지 않은 마디 사이와 그것을 가로지르는 마디가 교대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죽순은 보통 4~5년의 세월 동안 땅 속에서 발달 과정을 거친 뒤 땅 위로 솟아오르는데 연약한 상태가 길어질 수록 각종 동물에게 먹힐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죽순은 땅 위로 솟아오른 순간부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며, 포식자의 활동이 제한되는 우기에는 더욱 빠르게 자라난다.
성장 속도는 새벽에 올라온 죽순이 저녁 쯤에는 1m 높이까지 자라나 먹을 수 없게 되는 수준으로, 이는 '우후죽순'이라는 사자성어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죽순은 식재 자체의 맛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희미하지만, 그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좋아 애용되는 식재다. 또한 죽순은 양념과 기름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마법 같은 음식이기도 하다.
봄철 입맛을 단숨에 되찾아줄 '들깨죽순볶음' 만드는 법

이번에는 오독오독하면서도 아삭한 식감과 고소하고 짭짤한 맛으로 봄철 입맛을 사로잡을 '들깨죽순볶음' 만드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들깨죽순볶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로는 죽순, 국간장, 참치액젓, 다진 마늘, 대파, 들기름, 들깨가루, 소금, 쌀뜨물이 있다.
먼저 죽순을 손질해야 한다. 죽순은 겉보기엔 나무처럼 생긴데다가 껍질이 딱딱해 어떻게 손질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사실 손질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나무처럼 딱딱한 밑동을 잘라낸 뒤, 세로로 길게 반으로 갈라준다. 이때 죽순의 안쪽은 빗살이 있는 연한 부분과 겹겹이 쌓여있는 껍질이 보이는데, 껍질은 먹을 수 없는 부분이므로 연한 부분만 빼내준다.
이어서 죽순을 한 번 삶아줘야 한다. 죽순에는 미량의 독성이 포함돼 있어 생으로는 먹을 수 없다. 큰 냄비에 손질한 죽순을 넣은 뒤 푹 잠길 정도로 쌀뜨물을 부어준다. 여기에 소금을 적당량 부어준 뒤 팔팔 끓여주면 된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가 팔팔 끓기 시작하면 죽약불로 줄여 약 1시간 이상 충분히 삶아준다. 이때 떠오르는 거품은 석회질이므로 그때그때 걷어내는 편이 좋다. 젓가락으로 찔러봤을 때 푹 들어갈 정도가 되면 잘 삶아진 것이다.
삶은 죽순은 하룩밤 이상 찬물에 담가 떫은 맛을 빼준다. 날이 더울 때에는 수시로 물을 갈아줘야 한다. 이후 요리에 사용할 양만 빼놓고, 나머지는 반드시 냉동보관 해주도록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할 차례다. 먼저 삶은 죽순을 물에 가볍게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대파 역시 흰 부분 위주로 잘게 썰어 손질해둔다.
썰어둔 죽순을 볼에 담은 뒤 국간장과 참치액젓을 넣어 간을 해준다. 양념을 넣을 때 가장자리로 둘러서 넣으면 죽순이 까맣게 물들지 않는다. 그런 뒤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고 간이 잘 배도록 3~5분간 놔둔다.
죽순에 간이 배었다면 팬에 죽순과 쌀뜨물 약간을 넣고 뒤적이면서 졸여준다. 쌀뜨물은 죽순에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떫은 맛을 빼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 졸아들면 맛을 보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춰준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졸아들면 대파를 넣은 뒤 볶아준다. 대파가 숨이 죽은 게 보이면 불을 끄고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은 뒤 버무려주도록 한다.
잘 익은 죽순을 그릇에 정갈하게 옮겨담으면 밥반찬으로 모자람이 없는 들깨죽순볶음 완성이다.
죽순,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죽순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각종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음식이다. 죽순에는 심혈관 개선, 피부 건강,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 익히지 않고 날로 먹을 시 죽순 속 수산이 몸에 결석을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시아노겐이라는 독성 물질을 미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높은 열을 가해 이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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