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하이브...한기평·한신평, 신용등급 'A+' 부여

"확고한 시장지위" 인정...회사채 발행 가능성에 '주목'

하이브가 방시혁 의장의 오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로부터 기업 신용등급 A+를 부여받았다.

비록 방시혁 의장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지만 엔터테인먼트업의 최상위라는 시장 지위와 소속 가수들의 브랜드 파급력을 인정받은 것.

하이브가 기업 신용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신용등급을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하이브의 회사채 발행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이브. / 하이브

1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하이브의 기업 신용등급을 ‘A+’에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이는 전날 이뤄진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평가와 같다.

한기평은 보고서에서 "하이브의 매출이 국내 경쟁사를 크게 압도하고, 음반 판매량 점유율도 30% 중반을 웃도는 등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며 "방탄소년단(BTS)과 세븐틴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국내외 인지도와 브랜드 파급력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음악 매니지먼트 사업은 아이돌 중심 아티스트의 짧은 수명과 평판 관리 리스크 등으로 실적 변동성이 높은데,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로 경쟁사보다 다변화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고 했다.

한신평도 앞서 "과거 BTS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았으나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다른 레이블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는 하이브가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2020년 기업공개와 잇따른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유입, 자체적인 잉여현금흐름 창출 등으로 실질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5월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전량 매각해 상반기 말 기준 순현금 규모가 전년 말 983억원에서 3561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신용평가사는 하이브가 소속된 업계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로 꼽았다.

한기평은 "지속적인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사업 확장, 게임 등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 기반의 부가 수익 창출 등을 위해 투자 유인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재무 부담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신평도 "올해 상반기까지 BTS 멤버 전원이 병역의무를 이행해 관련 매출이 다시 확대하고 있지만 재계약 때 계약구조 변동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고, 뉴진스 활동도 중단한 상태"라며 "미국·라틴아메리카 등 해외 투자 초기비용과 신규 아티스트 데뷔 관련 비용도 수익성 약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 하이브

한편, 방시혁 의장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수사 중인 경찰은 오는 15일 오전 방 의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