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침묵하자 프리먼이 만루홈런, 다저스 첫 판 따냈다
꿈의 매치업은 첫 결말도 꿈 같았다.
LA 다저스가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스 1차전 연장 10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뉴욕 양키스에 6대3으로 승리했다. 2-3으로 뒤지다 프리먼의 단 한 차례 스윙으로 승부를 끝내버렸다. 월드시리즈 7전 4선승 승부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191번 중 125번(확률 65%)였다. 1995년 이후로 범위를 줄이면 확률은 79%(29번 중 23회)로 올라간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다저스는 1사 1·3루에서 앤서니 볼피의 유격수 내야땅볼로 1점을 내주며 2-3으로 끌려가 패배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다저스는 연장 10회말 마지막 공격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1사 후 개빈 럭스가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마무리 투수 루크 위버로부터 볼넷을 골라낸 게 시작이었다. 곧이어 토미 에드먼이 2루 강습 내야안타를 때려 1·2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석에 선 오타니 쇼헤이가 때린 파울 타구를 양키스 3루수 알렉스 버두고가 몸을 날려 잡아내며 투 아웃. 양키스의 좌완 구원투수 네스터 코르테스는 다음 타자 무키 베츠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만들었다.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은 좌타자 프리먼이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판단이었다.
프리먼은 한 번의 스윙으로 코르테스의 선택을 응징했다. 코르테스가 던진 초구 몸쪽 낮은 패스트볼, 자신이 좋아하는 코스에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번개같이 방망이를 돌렸고, 홈런임을 직감한 프리먼은 타석에서 잠시 타구를 응시한 다음 방망이를 잡은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비거리 129m의 장거리 대포가 오른쪽 외야 관중석으로 떨어졌고, 5만2394명이 운집한 다저스타디움이 함성으로 들끓었다. 역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레디 프리먼의 홈런은 36년전인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을 소환했다. 다저스는 당시 월드시리즈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4승1패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1차전에서 9회말 다리 부상 중이던 커크 깁슨이 대타로 등장해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5대4로 역전승했고, 다저스가 그 기세를 이어가며 시리즈를 쉽게 가져갔다.
프리먼은 다저스의 2024 포스트시즌 ‘아픈 손가락’이었다.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없었고, 활약도 미미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8타수 3안타(0.167)에 그쳤다. 그를 엔트리에서 빼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는 가을에 강한 사나이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고 3할대 맹타를 휘둘렀던 경험을 결국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갔다.
그는 첫 타석에서 3루타를 뿜어내며 날카로운 타격 감을 과시했다. 이후 세 타석에선 범타에 그쳤으나 10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그 동안 부진을 한 번의 스윙으로 모두 털어냈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나란히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양키스는 저지 대신 장칼로 스탠턴이 0-1로 뒤진 6회 LA다저스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분전했다. 선발 투수 게릿 콜도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다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된 불펜이 결국 마지막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0회 등판한 제이크 커즌스와 닉 코르테스가 각각 아웃 카운트 1개만 잡은 채 무너졌다.
2차전은 27일 9시8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카를로스 로돈(양키스)과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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