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수증 보니 벌써 120만원”…하루 4200명 몰린 이 웹툰 팝업스토어, 운영 미숙은 아쉬워
가비지타임 팝업스토어 때문에 부산에서 올라왔어요. 4시 30분 입장으로 예약했는데, 6시가 넘도록 못 들어가고 있네요. 내부 계산 줄도 길대요. 8시 30분 귀가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지난 3일 매경닷컴이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공간와디즈에서는 네이버 웹툰 ‘가비지타임’과 ‘마루는강쥐’ IP를 기반으로 한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1층에서는 가비지타임 ‘스쿨 오브 가비지타임(School Of Garbage Time)’이, 2층에서는 마루는강쥐 ‘기적의 별’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가비지타임은 한국판 슬램덩크로 불리는 스포츠 웹툰이다. 2019년 3월부터 연재돼 지난 1월 연재를 종료했다. 최약체로 꼽히는 지상고등학교 농구부 선수들이 동고동락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역동적인 작화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마루는강쥐는 2022년 6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현재 유료분 기준 완결이 난 상태다. 평범한 프리랜서가 키우던 강아지가 어느 날 갑자기 다섯 살 어린이로 변하면서 펼쳐지는 나날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전 연령층에 걸쳐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온 A씨는 “지방러인데 이른 타임 예약을 잡아서 새벽부터 일어나 버스를 타야 했다”며 “가비지타임과 마루는강쥐 팝업스토어를 모두 돌았는데 이전에 나왔던 굿즈와 겹치는 것이 없어서 좋았다”고 웃었다.
마루는강쥐 연극 무대 앞에서 사진을 찍던 B씨는 “이미 완결이 난 웹툰들인데도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고 신경을 써 줘서 무한 감사”라며 “단순히 제품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틀어 주고 포토존도 마련해 줘서 잘 놀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가비지타임과 마루는강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전적이 있다.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가비지타임의 첫 번째 팝업스토어는 인파가 몰리며 웹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어설픈 응대와 재고 확보 실패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진행된 행사이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는 팝업스토어 운영 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타임별 120명씩 사전 예약을 받았다. 팝업스토어별로 하루에 2100명씩 총 4200명이 찾아오게 되는 셈이다. 수요 예측이 가능하고 대책을 마련할 여유가 충분했다는 의미다.
청빛 후드티를 착용한 방문객 C씨는 “이전 팝업스토어에 갔을 때보다 이번 팝업스토어가 더 복잡해서 힘든 것 같다”며 “오후 1시 예약이었는데 1시 30분에 입장해 물건을 고르고 계산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라고 호소했다. 당시 기자가 확인한 시각은 3시 10분이었다.
다른 방문객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방문객 D씨는 “장소는 넓지만 쾌적한 느낌이 안 난다”며 “기차표를 막차로 끊어 둬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기다리다가 나갔거나 기차표 변경으로 숙박비를 낭비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팝업스토어 대기 시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오후 3시 30분 예약자가 6시 30분에 입장하게 되자 결국 네이버웹툰은 팝업스토어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했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방문객들은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복수의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전시 관람을 위한 체류 및 다수 품목 제품 구매로 방문객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여들었다”라면서 “현재는 애플리케이션 활용한 대기 시스템 도입과 포스기 확대로 혼선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팬덤의 IP로 기대감이 높았을 텐데 불편을 겪게 해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주말 대비를 포함해 종료 시점까지 방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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