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주택매수 원칙적 불가…토허제 혼란 가중

김희량 2025. 10.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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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12곳, 해외 매수 제한
“배우자 거주도 불허” 민원 급증
상속·경매 예외, 부담부 증여 허가
구청·중개업계 “제도 개선 시급”
20일 마포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써붙어 있다.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전 지역과 과천, 분당 등 경기 12개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다. [연합]

“작년부터 해외 파견 나온 가족입니다. 주재원 나오기 전에 기존 주택을 급매로 팔고 출국했어요. 내년에 이른 귀국을 할 수 있어 집을 사야 하는데 답이 안 보이네요.”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10·15대책에 따라 20일부터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가허가제의 효력이 발생한 가운데 전례 없는 규제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토허제 지역이 확대 적용되면서 이 지역 1700만명이 거주자뿐만 아니라 귀국을 앞둔 재외국민이나 자금이 충분한 매수희망자의 거래 또한 영향을 받게 됐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에 근거지를 둔 주재원, 유학예정자 등 재외국민이 귀국을 고려해 미리 집을 매수하는 행위는 ‘4개월 내 실입주 및 2년 실거주 의무’를 채울 수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토허제 업무를 진행하는 한 구청 공무원은 “매수자 혼자 출국 후 자녀와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라면서 “관련해 현재도 계속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주재원은 해당 커뮤니티에 “발령으로 돌아올 때를 대비해 기존 집을 갈아타기 한 뒤 출국하려 했으나 구청에서 집을 비워두고 가면 조사에 걸릴 수 있다고 해 매수를 포기했다”며 경험을 공유했다.

토허제 업무를 담당하는 또 다른 구청 공무원은 “해외 거주 중인 분이 관내 아파트를 대리인을 통해 매입하려고 했으나 허가의 취지와 맞지 않아 유선상으로 접수하지 못하도록 안내한 경우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수요자는 허가권자(구청) 상담을 필수로 생각하고 중개업소 말만 듣는 게 아니라 개인이 허가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직접 안내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별 상황과 실거주 요건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허가를 받아 집을 사 놓고 곧바로 유학을 가는 행위 등도 잠탈 행위로 간주해 이행강제금을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으로 현재 토허제 지역의 아파트, 아파트를 1동 이상 포함하고 있는 연립·다세대를 거래할 때토지 기준 면적이 ▷주거지역 6㎡ ▷상업지역 15㎡ ▷공업지역 15㎡ ▷녹지지역 20㎡ 초과하면 관할 지자체장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때 토지거래계약허가신청서, 토지이용계획서, 토지취득자금조달계획서, 임대차계약종료확인서(임차인이 있는 경우), 주택추가취득사유등소명서(세대주 및 세대원이 주택을 소유한 경우), 행정정보공동이용사전동의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서울시 등의 설명에 따르면 A구에 실거주하고 있는 1주택자가 B구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기존 주택을 4개월 내 매도 또는 임대를 주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송파구 아파트에 가족과 거주하는 1주택자가 가족은 기존 집에 거주하고 투자 목적으로 추가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은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예외는 있다. 부동산거래신고법, 토지거래업무처리규정 등에 따르면 대가가 없는 상속이나 증여, 경매는 허가 대상이 아니다. 단 갭투자 아파트 등 재산에 담보된 채무(대출, 전세보증금 등)까지 수증자가 함께 인수하는 부담부 증여일 경우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토허제 서울 전역 지정으로 관할 구청에는 공인중개사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급증하면서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이 된 송파구 관계자는 “주변 자치구에서 안 하던 업무가 생기니 저희 쪽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토부가 서울시와 사전 교감 없이 강행한 제도인 만큼 현장의 적응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내 13개 구청은 토허제 확대 적용에 반대하며 단체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협회도 20일부터 설명서를 배포해 토허제 절차 등에 대해 안내 중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단톡방,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협회보를 통해 알리고는 있다”면서도 “안 그래도 생존 기로에 몰린 업소들이 많은데 실수요자와 거래를 틀어막는다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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