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선생 류수영 평생 고등어조림 레시피

고등어는 더 이상 ‘서민 생선’이 아니다. 1마리에 몇 천 원 하던 시절은 지났다. 최근 어획량 감소, 해수 온도 변화, 유통비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마트 진열대에서 “이게 진짜 고등어 맞나” 싶을 정도다.
예전처럼 아무렇게나 굽고 넘기기엔 아깝다. 그렇다고 복잡한 손질이나 양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손질된 고등어 한 마리, 무 반 토막, 대파 한 줄이면 된다. 물, 기본 채소 몇 가지면 국물은 저절로 감칠맛을 낸다.
이 레시피는 어남선생 류수영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공개한 조리법이다. 양념 없이 조림을 완성하는 기술, 순서만 지키면 누구나 실패 없이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입소문을 탔다.
무는 반드시 바닥에 먼저 깐다. 두툼하게 썰어 단맛을 우려낸 뒤, 그 위에 손질한 고등어를 올린다. 채 썬 양파, 어슷 썬 대파와 고추를 차례로 얹고, 물과 미림을 붓는다. 처음엔 강불,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는다.

이 조림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평생 생선조림장’이다. 류수영이 공개한 이 양념장은 간장 5T, 고춧가루 4T, 설탕 3T, 굴소스 2T, 식초 1T를 기본으로, 된장, 다진 마늘, 다진 생강, 굵은소금, 후추까지 더해 깊은 맛을 완성한다. 황금 비율 ‘54321’로 불리는 이 조림장은 갈치, 꽁치, 가자미 등 다른 생선조림에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조림 중간, 고등어 위에 국물을 끼얹을 때 이 양념장을 함께 얹으면 맛의 균형이 잡히고, 그냥 끓인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칠맛이 난다. 따로 졸이지 않아도 조림 국물에서 깊은 풍미가 우러나온다.
여기서 또 중요한 건 절대 고등어를 뒤집지 않는 것이다. 대신 끓는 국물을 고등어 위에 수시로 끼얹는다. 이 방식은 생선 살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속까지 양념이 스며들게 한다. 국물은 조릴수록 진해지고, 고등어는 그대로의 형태로 촉촉하게 익는다.

고등어 조림을 만들 땐 반드시 생물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얼리지 않은 생물 고등어가 가장 적합하다. 자반고등어는 소금에 절여 짠맛이 강하고, 살도 퍼지기 쉬워 조림용으로 부적합하다.
신선도는 눈으로 판단할 수 있다. 눈이 맑고 투명하면 신선한 상태다. 반대로 흐릿하거나 탁하면 이미 신선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손질된 생물 고등어를 구매해 당일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조리가 어렵다면 즉시 냉동 보관해야 한다.
손질 후에는 비린내 제거가 필수다. 굵은소금 1T, 식초 1T, 밀가루 1T를 찬물에 풀어 고등어를 20분간 담가두면 비린내가 제거되고 살은 단단해진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조림 국물은 탁해지고 생선 특유의 탄력이 떨어진다.
고등어는 지방이 많지만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이 풍부해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액순환 개선, 뇌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칼슘 함량도 높아 뼈째 조리하면 영양 흡수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한 번만 만들어 보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 양념 없이도 맛이 나고, 뒤집지 않아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 평생 써먹을 수 있는 고등어조림 레시피다.

평생 고등어조림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고등어 1마리, 무 500g, 대파 1대, 양파 1개, 홍고추 1개, 풋고추 1개, 미림 6T, 물 1L
→ (손질용) 굵은소금 1T, 식초 1T, 밀가루 1T
→ (양념장) 간장 5T, 고춧가루 4T, 설탕 3T, 굴소스 2T, 식초 1T, 된장 1T, 다진마늘 1T, 다진생강 1/2T, 굵은소금 1/3T, 후추
■ 만드는 순서
1. 고등어를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토막 낸다
2. 복막과 지느러미 제거 후 흐르는 물에 씻는다
3. 볼에 고등어, 굵은소금 1T, 식초 1T, 밀가루 1T, 찬물을 넣고 20분 담가둔다
4.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고등어를 헹군다
5. 무는 껍질을 벗겨 1cm 두께로 썰고 2등분한다
6. 대파는 어슷썰고, 양파는 채썰고, 고추는 어슷썬다
7. 볼에 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는다 (간장 5T, 고춧가루 4T, 설탕 3T, 굴소스 2T, 식초 1T, 된장 1T, 다진마늘 1T, 다진생강 1/2T, 굵은소금 1/3T, 후추)
8. 예열한 웍에 무를 깔고 양념장 2T, 물 1L를 부은 뒤 강불로 끓인다
9.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 닫고 15분 끓인다
10. 고등어를 올리고 각 토막 위에 양념장 1T씩 얹는다
11. 대파, 양파, 고추, 미림 6T를 넣고 강불에 5분 더 끓인다
12. 뚜껑 덮고 중불로 10분,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13. 마지막으로 고추·대파를 조금 더 올려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고등어는 반드시 생물로 준비한다. 자반은 조림에 적합하지 않고, 냉동은 해동 과정에서 살이 무를 수 있다. 비린내 제거는 생략하지 말 것. 무는 바닥에 먼저 깔고, 고등어는 절대 뒤집지 않고 위에서 국물을 끼얹는다. 양념장은 다른 생선조림에도 그대로 활용 가능하다.
■ 조림용 고등어 고르는 법
1. 얼리지 않은 생물 고등어(자반고등어 X)
2. 눈이 맑고 투명해야 신선
3. 반드시 당일 조리(바로 못 먹으면 꼭 냉동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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