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기억을 박물관처럼 전시한 아트 디렉터의 공간
현관문을 열면, 평범한 거실 대신 크고 긴 빈티지 테이블과 디자인 체어가 맞이하는 곳.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 설수빈 1집러가 사는 곳이에요.
영국 디자인 유학을 다녀온 뒤 변화된 취향과 새로운 삶의 태도를 녹인 이 집에는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숨 쉬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설수빈 Seol Su bin’님의
<특별한 구석>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제일기획 아트 디렉터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설수빈(@subin.seol)입니다. 전시, 팝업스토어, 이벤트 스페이스 등 브랜드와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공간과 경험을 디자인하고 있어요. 개인 작업으로 가구와 도자기도 만들고 있답니다.
이 집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뷰가 마음에 들었어요. 햇살이 따사롭게 내비치며 한강이 조각조각 보이는 곳. 아침에 항상 창밖을 촬영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게 매일의 루틴이에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죠. 일을 마친 후 피곤함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창밖을 보며 ‘그래, 내가 이 뷰 때문에 월세를 내지’라는 생각도 해요.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내게 된 계기도 알려주세요.
해외 유학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만약 내가 해외에서 디자인 교육을 받았다면 좀 더 나은 디자이너가 됐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휴직 후 '영국 왕립 예술학교 대학원(@royalcollegeofart)'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어요. ‘더 좋은 디자이너가 됐어’라기보단 설수빈이라는 사람 자체가 달라졌다고 할까요. 힘든 유학 시절을 겪으며 마음에 단단한 근육이 자라났어요.
출판을 결심한 건 간단한 이유예요. ‘내가 좋아하고 중요한 게 뭐지?’라고 자문했더니, 저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중요한 사람이더라고요.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전하고, 도움 되는 것이 제게도 행복함을 선사해요. 책에는 디자인 유학을 하며 실제 경험하고, 다수의 교류로 알게 된 알짜 정보들, 주변 유학생들의 생각과 생활 등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몰랐을 부분들을 담았어요. 특히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인테리어 디자인 공부 후 취향에 변화가 생겼나요?
유학 가기 전에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으로 가구 디자이너로 데뷔했어요. 당시 제 작업은 모던한 형태와 매트한 질감, 모노톤 일색이었죠. 빈티지하고 레트로한 감성은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재사용(Reuse)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사용에 대한 개념을 장착하게 됐어요. 빈티지의 매력에 빠지기도 했고요.
취향이 담긴 특별한 구석을 소개해 주세요.
거실 한쪽에 자리한 검은 선반이 제 무드 보드예요. 예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보여주는 아카이브라고도 할 수 있죠. 유학 전 제작했던 가구와 도자기부터 런던에서 공부할 당시 디자인한 작품들, 출장지에서 사 온 오브제, 소중한 추억이 담긴 선물 등으로 채워 나가고 있어요. 때론 디스플레이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도 재밌어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연숙 | 사진 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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