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합의 이행 시 기존 항로 폐쇄"
후티 반군, 홍해·아덴만서 사우디 유조선 계속 공격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을 논의중인 이란이 양국이 새로운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합의사항에 대한 공동 성명이 마무리 단계라며 새 항로는 상당 부분 이란 영해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을 접한 두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은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로 구축을 목표로 지난 두 달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이란 관계 당국은 이와 관련해 기술, 법률, 안보, 환경 등 다양한 측면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제안된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며 "주요 고려 사항과 합의점을 담은 양국 간 공동 성명이 현재 검토 및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비롯해 이란과 이란의 이익을 겨냥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 등 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오만과의 합의 그 자체만으로는 통항 선박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만과의 호르무즈 항로 합의와 관련,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새로운 합의가 이행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내 기존 임시 항로들은 폐쇄되며, 해협을 진출입하는 선박 항로의 상당 부분이 이란 영해를 통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는 구체적인 충족 요건들이 필요하며, 관련 합의는 오로지 이란과 오만 양국 간에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오만과 조율 중인 이 항로는 2~4개월간 운영될 임시 항로 성격"이라며 "하지만 오만과의 협상에서 임시 항로의 운영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AP 통신도 이란과 오만 협상단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문 초안을 타결했으며,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어떤 형태로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양보는 이미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테이블에 오른 합의문 초안에는 해협을 통해 걸프해역으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이 명시되어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반대 방향으로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이란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여부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 해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잇따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이날 화상 성명을 통해 "홍해 북부 얀부 연안에서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사우디 유조선 와파호를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유조선이 지난달 22일 해상 봉쇄를 시작한 이래 표적으로 삼은 8번째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또 이날 밤에는 아덴만 해상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리 대변인은 "아덴만 해상에서 탄도미사일로 사우디 유조선 데이지호를 표적 공격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출이 어려워지자,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얀부로 보낸 뒤 홍해를 통해 운송해왔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5.22달러를 기록, 전장 대비 0.7% 하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9.45달러로 0.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