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나이와 상관없이 ‘혈당 관리’가 건강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이른바 ‘냉장밥 식사법’이 혈당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로 공유되고 있다.
‘냉장밥(4°C 온도에서 24시간 냉장한 밥)’을 데워 먹으면 포도당 흡수가 줄어들어 혈당 증가를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과연 차게 식혔다 데운 밥이 혈당을 낮출 수 있을까. 연구 논문을 통해 그 실체를 팩트체크했다.
◇ 탄수화물, 체내 포도당으로 변해 혈당 높여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밥 같은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glucose)’으로 변한다.
이 포도당은 혈액을 타고 각 세포로 전달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이때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바로 ‘혈당’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상 혈당은 8시간 이상 공복 상태에서 100 mg/dL 미만이며, 식사 2시간 이후 140 mg/dL 미만이다.

체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며 혈당을 조절한다.
문제는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돼 심혈관 질환이나 망막병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인슐린이 분비되는 과정에서 혈당 조절의 핵심기관인 췌장이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거나,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당뇨병으로 발전한다.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당뇨로 진단한다. 현대인에게 혈당 관리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셈이다.
◇ 쌀밥 냉장해 저항성 전분 생성→ 포도당 흡수 낮춰
이에 학계에서는 식습관 개선으로 급격한 혈당 증가를 방지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실제 해외에서는 냉장한 쌀밥의 혈당 완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4°C 온도에서 24시간 냉장한 이후 밥솥으로 재가열한 쌀밥의 효과를 다룬 것이 핵심이다.
이같은 ‘냉장밥 식사법 연구’의 핵심 원리는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 RS)’에 있다. 보통의 전분은 소장에서 금세 흡수돼 혈당을 높이지만, 전분을 차갑게 식히면 구조가 변해 소화 효소에 잘 분해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으로 바뀐다.
즉, 탄수화물을 먹어도 몸에 다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 식이섬유와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22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폴란드 포즈난 의과대학 연구팀의 임상실험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1형 당뇨병(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병)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4°C에서 24시간 냉장 후 재가열한 밥을 먹게 했더니, 갓 지은 밥을 먹었을 때보다 식후 혈당 수치가 현저히 완만하게 상승했다.
혈당 변화 곡선 아래 면적(AUC, mmol/L × 180분) 수치로 비교하면 냉장밥(135)이 갓 지은 밥(336)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혈당 억제 효과가 뚜렷했다.

◇ 건강한 성인 대상 임상서도 일부 혈당 완화 확인
당뇨 환자가 아닌 건강한 성인에게도 이 공식은 성립할까. 2015년 인도네시아 대학교 연구진의 실험 결과, 건강한 성인 15명 역시 냉장밥을 데워서 섭취했을 때 식후 30분 이후부터 혈당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식후 2시간 동안의 전체적인 혈당 부담 수치 역시 갓 지은 밥 대비 약 18%가량 낮게 나타났다.
팩트체크 결과, 밥을 지어 4°C에서 하루 정도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 먹는 습관은 혈당 급상승을 막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의를 당부한다. 냉장밥이 혈당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많이 먹어도 된다“는 면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마다 인슐린 저항성과 소화 능력이 다르기에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역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탄수화물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 최종결론 : 대체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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