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동영상 시청 위한 스마트 TV 앱 내놓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가 스마트 TV 앱 출시를 예고했다. 4월 23일(현지시간), 엑스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는 자신의 계정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TV 앱은 지난달 일론 머스크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엑스에 올라온 긴 영상을 스마트 TV에서 볼 수 있는지 묻는 이용자 게시물에 ‘곧 온다(coming soon)’라는 답변을 남긴 것.

해당 발언이 실언은 아니었나 보다. 엑스는 TV 앱을 공식 출시해 스마트폰, 태블릿, PC뿐만 아니라 스마트 TV에서도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린다 야카리노는 ‘스마트 TV에 실시간으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엑스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라 TV에서는 게시물을 올리고 답글을 남기는 것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동영상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즉, TV에서는 소통보다 동영상 시청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청 기록, 검색 기록, 사용자가 팔로우한 계정 기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천한다. 동영상은 주제별로 분류를 하게 된다. 구체적인 주제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다른 동영상 플랫폼처럼 뉴스, 음악, 게임 등 다양하게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캐스팅은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TV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미러링과 달리 TV와 연결해도 스마트폰으로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고 화면도 끌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상을 TV에서 곧바로 이어볼 수 있어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는 좋아하는 동영상을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엑스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내놓은 TV용 앱과 같은 방식’이라며, ‘유튜브를 따라잡기 위한 사업’이라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튜브 TV 앱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왔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TheInform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유튜브 사용자의 45%가 TV 앱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에는 20%대에 불과했지만,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이용자 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OTT와도 경쟁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가입자 중 22.1%가 TV로 시청한다고 답했다. 16.2%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71.0%), 넷플릭스(35.7%), 티빙(9.1%), 쿠팡플레이(6.3%)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예잡지 더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엑스가 TV 앱으로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엑스는 여전히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이라는 이유에서다. 동영상 플랫폼 사업은 초기 단계인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스는 초기에 TV 시청 시 광고가 없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유튜브나 OTT는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유료 계정 가입이 필요하다. 엑스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광고 없이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추후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엑스 관계자가 협력 업체에 보낸 메모에 ‘엑스 TV 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파트너십을 논의하겠지만, 광고가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엑스는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머스크 인수 이후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수 당시보다 71.5% 폭락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에는 사명을 트위터에서 엑스로 변경했고, 사용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샀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는 머스크의 극우적 발언으로 수익이 계속 감소하는 오너 리스크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스가 이번 TV 앱 출시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