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하루 16시간 일하는 떡집 여사장님이 가게를 시작한 이유

오늘 답례떡 주문이 있는데 떡 담을 답례 박스를 챙겨서 나왔어요. 답례 박스가 원래 그냥 평평한 상태로 오거든요. 그걸 이제 일일이 하나씩 다 접는 거예요. 저는 떡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일찍부터 출근하는 중인데 원래 떡집은 오전에 주문이 많아요. 감사의 의미로 출근하면서 떡을 하나씩 드리면서 인사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오전에 받으시는 걸 좋아하세요. 손님이 필요한 날 당일 새벽에 나와서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새벽에 나와가지고 떡을 만들어야지 오전에 쫙 진열되게끔 준비할 수가 있어요. 떡 가게 한 지는 4년 정도 됐어요.

가게는 집에서 가까워요. 걸어서 한 5분 정도 걸리고요. 원래 그 시간도 솔직히 아까워가지고 전기자전거 타고 다녀요.

오늘은 종류별로 주문이 많아요. 같은 종류면 좀 더 편한데 종류가 이거 섞여있고 저거 섞여있고 그러면 주문이 좀 적더라도 양이 많아 보여요.

출근하면 바로 떡을 만드는데요. 만약에 쌀을 갈아야 되면 쌀 갈고 시작할 때도 있고 떡 바로 만들 때도 있어요.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요. 전화로 주문 들어왔던 걸 옮겨 적어서 카운터 뒤에 벽에 붙여놓고 확인해요.

떡집은 성수기랑 비수기가 좀 나눠져 있는 편이에요. 여름이 좀 비수기예요. 추석 때, 명절 때 성수기고요. 근데 비수기를 탈피하고자 해서 아이스 모찌(찹쌀떡)를 개발해가지고 팔고 있어요.

여기 창업비는 많이 들었어요. 체인점 같은 거 하나 차릴 때 1억 조금 넘잖아요. 그 정도 들어요. 이게 기계가 비싸서 돈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체인점을 하면 제 마음대로 못하잖아요. 근데 제 매장을 하니까 제가 하고 싶은 떡들 같은 거 개발해서 팔 수 있으니까 그게 되게 메리트가 있어서 장기적으로 봤어요.

떡집을 차리게 된 계기가 저희 집이 행사 같은 게 많아요. 근데 항상 떡이 다 똑같은 거예요. 빵 같은 경우에 종류가 되게 많잖아요. 근데 '떡은 왜 항상 똑같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뭔가 떡을 새로운 걸 하나 하면 좀 더 잘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떡집 차리기 전에는 제가 아동체육과를 나와서 헬스 트레이너도 하고 SK텔레콤 전화상담도 했어요. 근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거예요. 병 걸릴 것 같다 싶어서 퇴사를 하고 운동을 했으니까 필라테스를 배워봐야겠다 싶어서 하는데 문화센터 쪽을 다니니까 돈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또 개인 헬스장에 있는 필라테스 숍을 갔는데, 저녁에 사람들이 많이 오잖아요. 근데 제가 아기가 있으니까 저녁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또 돈이 안 되더라고요. 고민을 계속 하다가 쿠팡에서 차로 배달하는 일을 몇 번 해보면서 그냥 떡집 해야겠다 싶어가지고 일 배우러 떡집에 들어간 거예요.

가게 오픈은 오전 6시에 해요. 그때부터 이제 픽업을 하실 수가 있는 거죠. 주문 떡 같은 거요. 마감은 오후 6시에 해요. 보통 새벽 2~3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해요. 근무 시간이 되게 길죠.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는 게 처음보다 갈수록 좀 더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잠을 많이 못 자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원래 떡 만드는 일을 여자가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거든요. 아마 남자분들이 거의 90% 정도 하실 거예요. 근데 이게 떡집이라는 게 인건비가 생각보다 되게 많이 들어가거든요. 손이 많이 가니까요. 직원이 한 명 있는데, 새벽 4시에 출근해요.

매출은 그때그때 조금 다르긴 한데, 평균적으로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진율은 30%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떡 가격은 제일 저렴한 게 1,000원부터 있어요.

평소에는 하루를 온전히 쉬는 휴무는 따로 없어요. 명절 끝나고 한 5일 정도 풀로 쉬거든요. 명절 때는 대목이니까요. 근데 그 전이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남들은 명절 때 '장사 잘 되고 돈 많이 버니까 좋겠네~' 하는데, 그 명절 전후로 장사가 덜 되거든요. 손님분들이 '조만간 명절이니까 그때 떡 먹자~' 이런 식으로 주문을 잘 안 하시는 거죠.

저 혼자서 전화도 받고 떡도 만들고 몸이 10개라도 모자라요. 직원 한 분을 더 뽑아야 되는데 뽑기가 너무 힘들어요. 새벽에 밤새고 이럴 때가 많았거든요. 혼자 쌀 갈고 이러면서 '내가 뭐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이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요. 근데 제가 하고자 하려고 마음을 먹고 시작한 거잖아요. 누가 떠밀어서 한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내가 하겠다고 한 거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싶은 생각으로 버텨요. 재밌습니다.

창업하고 나서 저희가 돈이 없었거든요. 신랑 명의로 신용대출 내고 이랬어요. 그거 다 갚고 돈 벌어서 이사 오고 뿌듯해요. 장사 시작하고 나서 좋은 일들만 계속 가득하다고 생각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새벽 2시부터 인터뷰하면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많은 거를 질문받을 때 다시 한번 더 되뇌면서 그때 그랬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좀 더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떡집을 잠깐 운영하다 말 게 아니니까 마음을 먹을 게 역지사지인 것 같아요. 제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했을 때 이 돈 주고 사 먹을 가치가 있는지를 항상 먼저 생각을 하고 금액을 책정하거나 떡을 만들거나 재료를 다듬거나 그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계속 생각하면서 일해야 될 것 같아요. 언제나 손님 쪽에서 생각을 하면서 일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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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장사한 지 4년 정도 됐잖아요.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하거나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한테 한마디 하자면 창업할 때는 돈이 생각보다 쪼들리니까 여유를 가지기가 힘들거든요. 근데 그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되게 길게 고민도 많이 해보시고 상권이나 이런 거를 주변에 많이 많이 알아보러 다니셔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책 같은 것도 많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가게를 막상 창업을 하고 나면 공부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면 세무 쪽이나 마케팅이나 이런 것도 좀 더 공부를 많이 하시고 지식을 좀 많이 쌓으셔서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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