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찾아 삼만리”…한국 영토에도 ‘유전’ 있을까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3. 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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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개발사업 비중 압도적
‘제2동해가스전’ 물색 속도
기술 발전에 재탐사 필요성
탐사 최대변수는 ‘옛 7광구’
“한일 정상회담 발판삼아
공동탐사 적극 시도해야”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개발사업인 석유탐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석유 확보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만년 적자’를 내던 석유공사가 지난해 흑자 전환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주력 사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발사업은 해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며 지난해 말 기준 17개국 25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산광구는 17개, 탐사광구는 7개, 개발광구는 1개다.

국내 개발사업은 2021년 생산을 종료한 동해 가스전(6-1광구) 이후 ‘제2의 동해 가스전’을 찾고 있다. 탐사 대상은 동해 6-1광구를 제외하고 동·서·남해 8개 광구와 한일 공동 탐사 광구인 JDZ(옛 7광구)가 있다. 이들 9개 광구의 면적은 29만766㎢(지난해 9월 말 기준)이며 현재까지 23공의 시추를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창사 이래 국내 석유탐사는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동해 가스전 외에는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며 “탐사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국내 대륙붕 탐사를 다시 본격화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가 국내 대륙붕 석유탐사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JDZ는 향후 개발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JDZ는 한일 공동개발 구역으로 한국과 일본이 50년 기한으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으로 체결한 지역이다.

이 협정은 1978년 발효됐으며 앞으로 5년 후 만료된다. 협정에 따라 한일 양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개발은 물론이고 탐사조차 할 수 없다. JDZ에 대한 한일 공동탐사는 1990년대까지 두 차례 진행했지만, 당시 탐사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양국은 1993년 조광권을 반납했다.

그러다 중국이 JDZ 인근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했고 2001년 한일 정부는 회담을 통해 공동 탐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2020년 한국 정부는 석유공사를 JDZ 조광권자로 다시 선정했다. 하지만 일본은 최근까지도 조광권자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일본이 JDZ 공동 탐사를 거부하면서 추후 JDZ의 석유 개발권을 두고 한일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JDZ의 경우 일본에 가까운 곳이 많아 협정이 끝나면 대부분 해역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굳이 일본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동해 가스전 사업이 종료했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도 탐사를 다시하는 게 중요한 시기”라며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과 협력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진 만큼 공동 탐사를 위해 최대한 양국 간 협력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해외에도 아직 미개발 지역을 비롯해 유전을 탐사할 곳이 많이 있다”며 “석유공사가 높은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야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비축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석유공사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공사(ADNOC)가 체결한 ‘한·UAE 국제공동비축사업’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은 석유 소비량이 세계 8위(2021년 주요국 기준)이며 순수입량은 세계 5위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 대부분을 수입하다 보니 공동비축 전략은 불가피하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3조6403억원과 영업이익 1조7778억원, 당기순이익 3130억원 기록했다. 국제 원유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1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동시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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