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세대 문제 유출 이어…한성대, 40분 지나 실기 문제 보조 사진 배부
감독관, 수험생 항의에 “문제 없다”
대학 측 “평가에 해당 사실 반영할 것”
지난 12일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 모집 자연계열 논술 고사의 수학 시험 문제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13일 한성대에서도 수시 실기 시험 문제지 일부가 뒤늦게 배부돼 수험생들이 혼란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험생 간의 공정한 경쟁으로 치러져야 할 실기 시험조차 공정성 시비에 휩싸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3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 탐구관 101호(17고사실)에서 치러진 ICT디자인학부 기초디자인 수시 실기 시험에서 문제지 일부가 뒤늦게 수험생들에게 전달됐다. 시험 문제는 ‘카드, 고무줄, 실뭉치’ 소재의 조형적 특징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주어진 소재를 활용해 자유롭게 표현하되, 주어진 소재 이외의 대상을 활용하는 것은 금지됐다.
한성대 ICT디자인학부는 배점이 실기 시험 80%(800점)·생활기록부 20%(200점)로, 실기 시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ICT디자인학부는 기초디자인과 창의적표현으로 나뉘며, 70명 선발에 2573명이 지원해(기초디자인 1939명·창의적표현 634명) 36.7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창의적표현 수시 실기 시험은 다음 주 일요일(20일)로 예정돼있다.
실기시험은 보통 일반적으로 제시어와 함께 제시어와 관련된 사진이 함께 주어진다. 그런데 제시어와 관련된 사진이 없어 ‘카드’가 신용카드를 의미하는 것인지, 트럼프 카드를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한 수험생이 감독관에게 “사진이 없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감독관은 “맞으니 시험을 시작하라”고 했다.
그러나 시험이 시작된 지 40여 분이 지나서야 감독관이 제시어에 대한 사진이 담긴 종이를 배부했다. 제시어의 ‘카드’는 신용카드였다. 한 수험생은 “트럼프 카드로 인식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신용카드가 나와 당황했다”고 했다. 수험생들이 이에 항의하자 감독관은 “잘못 없다” “추가 시간은 없다”고 답변했고, “다른 고사장도 사진을 늦게 받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대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시어 사진이 전체 수험 시간 대비 40분 지연돼 배부되었다는 사실을 실기고사 평가위원들에게 명확히 고지하기로 했다”며 “이를 해당 수험생 답안 평가에 적정히 반영해 타 고사실에서 응시한 수험생들과의 형평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교직원에 대한 조치뿐 아니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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