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모범적인 스피커와 만나는 즐거운 시간
Triangle
Borea BR03
이 제작사의 인기 만점인 보레아(Borea) BR03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하나는 이름 뒤에 커넥트(Connect)라는 호칭이 붙는 제품이고, 본 시청기에는 그것이 없다. 그냥 BR03이다. 커넥트 제품은 그냥 BR03과 외형, 설계, 투입된 유닛들은 동일하지만 내부에 전용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액티브 기종이다. D/A 컨버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턴테이블 사용자를 위해 MM 카트리지에 대응하는 포노 앰프도 내장했고, 이외에도 다양한 아날로그 입력(RCA, 3.5mm Aux)과 디지털 입력(옵티컬, 코액셜, USB B, HDMI ARC)을 갖춰 여러 오디오·비디오 장치에 대응하고 있어 이 한 대로 디지털·아날로그 소스기기 대부분이 연결된다. 또한 USB B 입력에 컴퓨터를 연결하면 PCM 32비트/384kHz, DSD 256까지의 스튜디오 수준의 고해상도의 음원을 재생할 수 있고, HDMI ARC 기능을 통해 HDMI 케이블로 TV와 연결하면 간단히 홈시어터를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블루투스 입력이 aptX HD 코덱을 지원해 스마트폰에서 고품질 음원(24비트/48kHz)을 스트리밍 재생할 수 있다. 서브우퍼 출력도 가능하다.
그런 상당한 편의성을 본 시청기는 제외시켰다. 세상에는 액티브 스피커에 내장된 그런 장치를 선호하는 인구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미 독자적 스트리밍 앰프나 DAC를 가진 인구도 더 많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독자적인 스피커 기능만을 가진 정통 제품이 필요하다. 그것이 시청기이다. 따라서 그런 기능을 제외시켰다 해도 소리 자체는 대동소이하며 투입된 유닛도 대등하다. 소리의 본질적인 형태는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의 트라이앵글은 40주년 기념 모델이 근래 출시되기도 한 만큼 연혁이 상당히 깊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국내에 뒤늦게 수입이 되면서 인지도 면에서 약했는데, 수입되자 단숨에 베스트셀러를 연속해서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은 대중적이지만 어떤 앰프와 매칭해도 놀라운 소리를 내 주는 실력기라는 것이 입에서 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고, 이런 제품에 목말라하던 소비자들이 제품의 진가를 알아 봤기 때문이다.
동사의 스피커는 어떤 앰프와 연결해도 우아하고 매끈한 소리를 내준다. 에이징이고 뭐고 없다. 단숨에 소리의 모든 것을 충분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몇 기종이 다소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떤 사람이라도 조금만 절약하면 마련할 수 있는 제품이면서 그 가격대를 몇 갑절 뛰어넘는 능력은 누구나 놀라마지 않는다.
보레아 BR03은 25mm EFS 트위터와 16cm 천연 셀룰로오스 콘 미드·우퍼 드라이버가 기본이다. 시청 공간은 약 10-35㎡까지가 이상적이라는 것이 제작사의 가이드. 이런 시청기를 보통 앰프와 연결, 소리를 울리자마자 시청실 안에 마치 5월의 맑은 바람이 가득히 밀려오는 듯한 감촉이 느껴지고, 그 소리는 상쾌하고 해맑기 짝이 없다. 현실적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소리를 들려주며 소스를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전천후 성능이 특징이다. 이 정도 가격대에서 이런 소리를 내 주는 스피커는 사실 없다.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된 간단한 이유이다. 프랑스적 실용기로 이보다 더한 제품은 보기 힘들 것 같다.
트라이앵글은 스피커에 대한 종래의 많은 개념을 허물어뜨린 대표적인 제작사이다. 특히 오디오 기기들이 다소 오만하고 점점 접근하기 좀 어려워진다는 평가도 있던 터에 스피커는 그런 것이 아니며 누구라도 접근하기 쉽고 갖기 쉬운 기기라는 것을 시범적으로 보여 줬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기여를 했다.
트라이앵글의 스피커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하기 좋은 것은 전체적으로 미드레인지가 페이퍼 콘을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스피커 100년사에 수많은 재질의 재료로 드라이버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페이퍼 콘을 확실히 넘어섰다고 말하지 못한다. 고가 스피커 중에는 지금도 페이퍼 콘을 사용한 기종이 많기 때문. 또한 특수한 소재를 사용하면 해상도 같은 데서 다소 품질이 좋아지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이며, 그냥 보편적 사운드 수준으로 평가한다면 공통적으로 페이퍼 재질이 확실히 수준이 높다.
마란츠의 리시버로 울려 보니 이미 익숙한 소리지만 더 한층 품위가 높다. 산나물 향취 같은 음색이 도드라진다. 전 장르가 모두 매끈하고 유연하다. 보컬은 그야말로 군침이 돈다. 모든 스피커의 허상을 보여 주는 모범적인 제품이다. 그리고 휘파람을 부는 듯한 현 독주의 휘날림, 매끈한 보컬, 웅장한 피아노 연주, 금관 밴드의 매끈함 등 사운드 수준은 실로 믿기 어려울 정도. 글 | 김남
수입원 다빈월드 (02)780-2062
가격 66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