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전년 대비 1000%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미래 동력으로 육성해온 태양광 사업이 미국 시장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인 'N타입 탑콘' 중심의 체질개선을 이루며 본격적인 수익창출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4927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올렸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6%, 1076.9%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만6385.4% 늘어난 417억원을 달성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태양광모듈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한다. 주력인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공급 외에 인버터(PCS), 태양광솔루션, 운영·유지보수(O&M)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일찍이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육성하겠다고 밝혀왔다. HD현대는 2004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뒤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로 분사했다. 이후 2019년 HD현대에너지솔루션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또 태양광을 포함한 친환경에너지 부문은 정 회장의 비전인 '퓨처빌더'를 달성하기 위한 한 축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태양광모듈 및 인버터 판매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이 있다. 미국 매출 증가와 N타입 탑콘 중심의 제품 믹스 조정이 맞물리며 매출이 오르고 수익성도 늘었다. 다만 당초 목표치였던 매출 5329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 목표는 6122억원이다.
올해부터 태양광모듈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정부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발표한 이산화탄소 감축 및 탈석탄동맹(PPCA) 가입은 국내 전력 시장의 주요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겸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설비 용량 급증이 예고돼 있고 2030년 태양광 누적 용량 87GW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11.3GW의 신규 설치가 필요하다”며 “이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설치량 약 3.2GW 대비 3.5배 이상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 점유율 2위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이달 9일 자국 태양광 수출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세제혜택인 부가세 환급 정책을 4월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부가세 환급률을 9%에서 6%로 낮춘 뒤 2027년부터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그간 시장을 교란했던 중국산 저가 모듈의 수출보조금 효과가 사라짐에 따라 저가 덤핑 공세가 완화될 것”이라며 “이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평균판매가격(ASP) 방어 및 마진율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국내시장 의존도가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은 1230억원으로 3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또 태양광은 미래 성장사업이지만 아직 주요 수출국인 미국 발전시장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전력원은 아니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및 주택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고출력 모듈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N타입 탑콘, 이종접합(HJT) 셀 등 고효율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설계·조달·시공(EPC)부터 O&M까지 원스톱 밸류체인을 구축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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