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수학 연산이 쉬워지려면? 수 세기 연습 시 "직산"도 챙겨야
초등 수학을 논함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연산이다. 초등 수학의 팔할이 연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산이 잘 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수학과 멀어지게 된다.
연산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산은 단순히 계산하는 것이 아니기에 세기부터 제대로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 그럼 숫자를 정확히 인지하고 수 세기만 제대로 하면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수에 대한 직관적인 느낌을 뜻하는 수 감각부터 키워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학과 교육 과정에서 핵심 내용으로 자리 잡은 직산(subitizing)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직산은 단번에 수를 알아차리는 것으로, 아이조차도 무의식중에 사용하고 있는 수학적 능력이기도 하다. 이미 수 세기 학습 중이거나 수 세기 학습을 마쳤더라도 이 과정은 거치면 좋다. 바로 수 감각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단번에 수를 아는 것, 직산 Subitizing
수량을 셀 때 굳이 몇 개인지 셈하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즉, 직산 능력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러한 직산 능력으로 4까지의 수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subitizing을 직산, 즉지하기 또는 직관적 수 세기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그렇다면 직산은 단지 수량 파악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일까?
직산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수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수 감각을 효과적으로 발달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까지의 수는 보는 순간 바로 아는 지각적 직산이 가능하지만, 5 이상의 좀 더 큰 수는 패턴과 그룹화로 개념적 직산이 가능하다. 주사위 점이 대각선 또는 사각형 모양 패턴에 따라 배열되어 있어 5, 6과 같은 수도 단번에 아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룹화 또한 4까지의 작은 수의 묶음으로 큰 수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직산 능력이 발달된 아이들은 연산의 속도가 빨라지고, 덧셈과 뺄셈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특히, 직산을 경험한 아이들은 수의 합성과 분해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7이라는 숫자를 "4+3" 또는 "5+2"로 즉각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수 감각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곱셈, 나눗셈으로의 확장 또한 수월해진다. 뿐만 아니라 수학적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인 패턴 인식 능력이 향상되고 복잡한 수식에서도 수들 사이의 관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점에서 직산 능력은 단순히 수량 인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수학 전반에 걸친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하나 더, 직산이 바로 인간의 타고난 수 감각에서 비롯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수학 능력은 위계적으로 발달하는 특성 때문에 선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작은 수의 직산과 같은 유아들이 가지고 있는 초기 수학적 능력을 강화하고 정교화 할 수 있는 학습이 아이들의 수와 연산 학습에 중요한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국내 직산 교육의 현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유아의 수학 교육에서 직산 학습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관련된 다양한 자료가 공유되고 있다. 일례로 영국 유치원에서는 수를 가르치기 전, 직산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수 개념을 익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을 한다. 점이 배열된 카드나 블록 쌓기를 활용하여 빠르게 개수를 인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수 감각과 연산 능력을 동시에 기르는 방식의 교육으로 직산이 효과적인 수학 학습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세기를 중심으로 한 수 개념 학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로 손가락을 사용해 하나씩 세거나 꼼꼼하게 하나씩 더하는 방식으로 숫자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 직산이 정규 과정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특히 수학 조기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수를 조금 센다고 하면 바로 연산 학습으로 넘어가 반복적인 계산 연습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 수를 감각적으로 다루는 직산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직산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
직산을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패턴이다. 아이들이 시각적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수를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주사위 놀이가 간단하면서도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10 배열판(가로 5칸, 세로 2칸으로 되어 있는 10칸 표)도 수의 모양에 시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교구이다. 이와 함께 도미노나 점 카드를 활용해 수를 인식하는 연습을 놀이처럼 하면 아이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수 감각을 익히며 연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목표에 맞게 세심하게 계획되어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데 체계적인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키출판사에서 출간한 유아를 위한 직산과 수 세기 책은 고무적이다. 수 감각 형성에 도움을 주는 직산 연습이 필요한데, 이렇다 할 관련 책이 없는 게 우리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출간된 직산 교재 "고무적"
키출판사에서 기존에 나온 유아 수학은 9부터 10, 20, 31, 60의 수 범위를 확장하면서 수 개념부터 연산, 시계, 달력까지 다루는 만4, 5세를 위한 시리즈였다면, 이번에는 더 어린 연령의 유아들이 1~10의 수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다루면서 직산에 초점을 맞추어 수를 익힐 수 있게 나왔다. 기존 시리즈를 이미 경험한 유아라도, 직산 단계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키출판사 수학학습방법연구소의 연구원은 "직산은 유아 수학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후 초등학교까지 어쩌면 그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능력이다. 직산으로 아이들의 수 감각을 길러주고, 아이들의 연산 능력은 물론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재련 기자 chi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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