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다연장 로켓을 둘러싼 치열한 싸움", 한국 천무의 가능성은?

하이마스(HIMARS) 다연장 로켓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것은 다연장 로켓 시스템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HIMARS로 러시아군 보급로와 지휘소를 타격하며 전세를 바꾸는 모습을 본 유럽 국가들은 이제 너나할 것 없이 다연장로켓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럽에는 자체적인 다연장로켓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대량 살상 무인기인 다연장로켓 개발에 반대해 왔고, 또한 냉전 시대부터 미국의 M270 다연장로켓에 의존해왔던 탓에,

이제 유럽은 급격히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천무가 폴란드에 진출하며 유럽 다연장 로켓 시장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록히드마틴과 라인메탈이 GMARS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들고 나오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 천무의 전망은 어떨까요?

폴란드 진출로 입증한 천무의 경쟁력


한국의 천무가 유럽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폴란드였습니다.

계약 규모만 60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으로, 2029년까지 288대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폴란드에 납품된 천무는 20여 대로, '호마르-K'라는 이름으로 현지화되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천무의 성능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최대 사거리 80km의 유도 미사일 12발, 또는 사거리 290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2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탑재한 미사일을 모두 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수십 초에 불과해 '하늘을 뒤덮는 강철비'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폴란드 18포병여단 소위는 "한꺼번에 많은 미사일을 쏠 수 있어 화력이 좋고, 긴 사거리와 정확한 명중률이 천무의 장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순 수출에 그치지 않고 폴란드에서의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 시장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록히드마틴의 반격, GMARS 등장


그런데 한국 천무의 유럽 진출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과 독일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록히드마틴과 라인메탈이 공동 개발한 글로벌 이동식 포병 로켓 시스템(GMARS)이 그것입니다.

GMARS

이들은 폴란드가 HIMARS 대신 한국산 천무를 도입하자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GMARS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최근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실험장에서 GMARS의 첫 실탄 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GMARS는 HIMARS의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로켓탄 장전 포드를 2기 탑재해 화력을 강화한 시스템입니다.

ATACMS 2발, PrSM 4발, GMLRS나 ER-GMLRS 12발을 장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들의 유럽 현지화 전략입니다. 라인메탈과 록히드마틴은 올해 5월 독일 북부 우터뤼스에 미사일과 로켓을 만드는 중심지를 세우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서는 ATACMS, 패트리어트 PAC-3 MSE, GMLRS 등 여러 무기를 만들 계획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스라엘 PULS의 유럽 버전, EuroPULS


한편 이스라엘의 엘비트 시스템즈와 독일의 KNDS도 PULS 기술을 바탕으로 한 EuroPULS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EuroPULS

EuroPULS의 장점은 이스라엘제 로켓탄에 더해 노르웨이 콩스버그제의 NSM, MBDA제의 JFSM 등을 통합할 수 있다는 확장성에 있습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M270의 대체분으로 덴마크, 네덜란드와 함께 PULS 도입을 결정했고, 스페인도 PULS를 선택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EuroPULS의 우위가 시사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자 지구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높아지면서 이스라엘제 무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랑스의 독자적 행보와 인도의 Pinaka


프랑스는 더욱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장거리포병은 역설적으로 단일 로켓 발사기(LRU)라고 불리는 7개의 다연장 로켓 발사기만 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는 HIMARS의 대체품을 복수 개발 중인데, 최소 3종류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프랑스는 인도와 Pinaka 조달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도 Pinaka

실탄 사격을 시찰한 프랑스 대표단은 "Pinaka의 성능은 만족스러운 것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강화와 확대 일관'의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프랑스가 다연장로켓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에코시스템을 단독으로 구축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입니다.

북유럽 시장을 겨누는 천무의 기회


그런데 천무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한화디펜스의 K239 천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2028년까지 총 16대의 장거리 로켓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2024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Eurosatory에서 노르웨이가 한국관을 찾아 천무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2024년 8월 노르웨이는 천무 대신 하이마스 6대와 관련 장비 및 탄약을 최대 5.8억 달러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는 천무에게는 아쉬운 결과이지만, 여전히 북유럽 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지난달 방산업체 CEO 간담회에서 "천무는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과 활발히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북유럽 국가들이 장거리 타격 무기에 큰 관심을 보여 수출 계약에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루마니아도 천무 검토 대상국으로 거론되고 있어, 동유럽과 북유럽에서 추가적인 수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천무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천무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천무는 경쟁 제품보다 빠르게 공급 가능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습니다. 또한 239mm 미사일 외에 130mm 구룡 로켓탄 40발을 사격할 수 있어 호환성이 우수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지화 전략입니다.

천무의 발사대를 폴란드산 트럭에 얹어 재탄생한 '호마르-K'처럼, 현지 상황에 맞춘 유연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마르-K

이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한국의 전략이 주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한화가 노르웨이 최대 방산 기업 콩스버그와 첨단 방산 솔루션 업무협약을 체결해 K9, K10, 천무 등 여러 육상 무기 플랫폼에 콩스버그의 원격사격통제시스템을 탑재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천무의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연장 로켓 시스템 선택의 본질


결국 유럽 시장에서 다연장 로켓 시스템의 선택은 단순한 플랫폼 스펙 비교가 아닙니다.

원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는 사실상 '사용하는 전용탄약', '탄약통합의 자유도', '소속하는 에코시스템'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HIMARS와 GMARS를 선택하면 미국의 에코시스템에 편입되지만 가장 넓은 탄약 선택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EuroPULS를 선택하면 유럽산 무장과의 통합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의 연관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천무는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에코시스템을 제공하면서도 현지화를 통한 기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록히드마틴과 라인메탈의 GMARS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고, 프랑스도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도의 Pinaka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천무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려면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각국의 전략적 요구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천무는 이미 폴란드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제 노르웨이와 루마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