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지배하는 임찬규와 에르난데스, LG의 시즌을 또 구했다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그리고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올해 가을야구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LG는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임찬규와 에르난데스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대구에서 2연패를 당한 LG는 안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반격을 해내며 시리즈 전적을 1승 2패로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임찬규가 또 한 번 가을야구의 마운드를 지배했다.

임찬규는 KT 위즈와 5차전을 치렀던 준플레이오프의 MVP다. 1패 뒤 치러진 2차전에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따내며 팀을 구했고 외나무 다리 승부였던 5차전에서도 눈부신 호투로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탈락 위기의 팀을 구원했다. 이날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선발승이 없었던 임찬규는 올해 3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내며 LG 선발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임찬규의 뒤에는 에르난데스가 있었다.

사실 준플레이오프 MVP 트로피가 에르난데스에게 주어져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정규리그 선발투수였던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 KT를 상대로 5경기에 모두 나왔다.

기량은 압도적이었다.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작년에 비해 허리가 얇아진 LG의 불펜을 지키는 버팀목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총 7⅓이닝을 소화하며 2세이브 1홀드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삼성 중심타선의 타순이 시작된 6회초 1사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윤정빈에게 큰 타구를 맞았다. 윤정빈은 화려한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하지만 타구는 우측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다.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동점 솔로홈런이 될 뻔 했다. 홈 구장이 홈팀을 구한 장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7회와 8회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잘 넘겼다. 7회초 2사 3루에서 이재현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고 8회초 2사 1,2루에서는 강타자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막아냈다. 특히 8회 디아즈와 승부는 막판 최대 승부처였다.

LG는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활약한 두 버팀목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생존했다. 잠실 강세도 이어갔다. LG는 올해 포스트시즌 홈 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대구 2연전에서 홈런 8개를 터뜨렸지만 잠실구장에서는 담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두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염경엽 LG 감독이 어떤 해법을 들고 4차전에 나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양팀의 4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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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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