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파인만의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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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얼마 전 열린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관련 기업들은 주가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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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파인만은 1981년 양자컴퓨터의 기초작동원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파인만의 말처럼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용어부터 어렵다. 실제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量子·quantum)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다.
기존 컴퓨터는 비트(bit·0 또는 1로 표시)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이라는 2개 큐비트(Qbit)를 쓰면 모두 4가지(00, 01, 10, 11) 상태로 표시할 수 있다. 3개 큐비트로는 8가지 상태를, n개 큐비트로는 2의n제곱 수만큼 표현이 가능해져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비유하자면 '홍길동의 전화번호'를 찾을 때 기존 컴퓨터는 '종이책 전화번호부'를 들고 한 줄씩 읽으며 찾는 방식이라면 양자컴퓨터는 '마법의 책'을 펼치자마자 홍길동이 있는 페이지를 바로 알려주는 것과 비슷하다.
그동안 이론적 영역에 머문 양자컴퓨터는 2011년 캐나다의 디웨이브가 128큐비트의 세계 최초 상용화 양자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았다. 구글은 2019년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해내는 53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선보이면서 슈퍼컴퓨터를 뛰어넘은, 이른바 양자우월성을 보여줬다. 2023년 IBM도 1121큐비트 이상의 '콘도르'(Condor)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라고 밝히는 등 양자컴퓨터 시장이 뜨거워졌다.
현재 양자컴퓨터 시장규모는 약 1조3000억원(8억8000만달러, 2023년) 정도지만 2034년엔 약 122조원(83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2040년 이후엔 글로벌 경제에 656조원 이상(450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양자컴퓨터의 갈 길이 결코 순탄치 않다. 여전히 기술적으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양자컴퓨터의 핵심인 큐비트는 극도로 민감해 외부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데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등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까지 시간과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열린 'CES 2025'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관련 기업들은 주가가 급락했다. 사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이 현실적으로 멀리 있을 가능성은 그동안 시장이 걱정한 부분이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연구·개발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최적화 문제, 신약개발, 금융모델링, 암호해독 등에서 기존 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지녔다. 이 혁신적 잠재력은 미래의 희망이기도 하다. 지금은 마치 20세기 초 컴퓨터가 최초로 등장했을 때 크고 비싸며 제한적인 용도였던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시니컬한 농담을 즐긴 파이만은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아직 우리가 양자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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