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 ‘레인지 익스텐더’, 탈착형 아니다

(출처: 테슬라)

테슬라는 지난해 사이버트럭을 선보이며, 여러 전용 액세서리를 발표했다. 그중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는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사이버트럭의 최대 주행 거리를 늘려주는 일종의 확장 배터리팩인데, 당시 테슬라는 차량 내부를 손볼 필요 없이 적재함에 탈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필요할 때만 사이버트럭에 부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인지 익스텐더는 테슬라의 설명과 달리 사용자 마음대로 탈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레인지 익스텐더, 분리 쉽지 않다”

7월 27일(현지시간) 테슬라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는 웨스 모릴(Wes Morrill) 테슬라 사이버트럭 수석 엔지니어 발언을 인용하며, 사이버트럭 레인지 익스텐더가 분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모릴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테슬라에서 제공하는 모든 레인지 익스텐더는 충돌 시 안전하도록 구조적으로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났을 때 탑승자와 주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레인지 익스텐더를 차량에 단단하게 고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장거리 주행에 나설 때만 레인지 익스텐더를 빌리는 렌탈 서비스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 X 사용자가 모릴에게 레인지 익스텐더 탈착 여부, 렌탈 옵션 등을 물었는데, 그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출처: 테슬라)

이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전기차 전용 확장 배터리팩이기에 크기와 무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추가 배터리를 탈착형으로 만드는 일은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기도 하다. 전기차 사고에서 가장 취약한 부품이 배터리다. 충격을 받으면 쉽게 화재가 발생하고, 이를 진압하기도 어렵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탈착형 레인지 익스텐더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대형 트럭 최대 주행 거리를 추가하는 배터리는 엄청나게 무거울 것이고, 사용자가 쉽게 설치하거나 분리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탈착형 배터리팩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나 무겁길래

앞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 레인지 익스텐더에 대해 적재함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테슬라는 분류상 대형 픽업트럭이다. 적재함 용량은 총 3423.5L며, 최대 길이는 1800mm에 달한다. 사이버트럭 적재함의 30%를 차지한다는 말은 사람이 들기 어려울 정도로 무겁다는 의미와 같다.

(출처: Electrek)

실제 무게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레인지 익스텐더가 사이버트럭 주행 거리를 최대 130마일(약 209km) 늘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트럭 주행 거리를 이 정도 연장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최소 30~40kWh는 돼야 한다고 알려졌다. 무게는 200kg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개인 사용자가 뗐다 붙였다 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이버트럭 주행 거리

레인지 익스텐더가 주목받은 이유는 사이버트럭의 짧은 주행 거리를 보충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트럭은 생김새와 달리 주행 거리가 길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저렴한 후륜 구동 모델의 경우 최대 주행 거리가 250마일(약 402km)다. 상위 트림인 사륜 구동 모델은 340마일(약 547km), 최상의 출력을 지닌 사이버비스트는 320마일(약 514km)이다.

테슬라는 전륜 모델에 레인지 익스텐더를 부착하면 주행 거리가 최대 470마일(약 756km)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이버비스트 트림 주행 거리는 440마일(약 708km)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원래 주행할 수 있는 거리보다 30%를 더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이들에겐 중요한 액세서리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격대

(출처: 테슬라)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소스 코드에 레인지 익스텐더 가격이 잠시 포함된 바 있다. 당시 가격은 1만6000달러, 우리 돈으로 2100만여원이다. 소형 차량 한 대와 버금가는 셈이다. 가장 저렴한 사이버트럭(6만990달러)과 레인지 익스텐더를 더하면 한화로 약 8400만원을 내야 한다. 가장 비싼 사이버비스트(9만9990달러)에 추가하면 도합 1억3800만원에 달한다.

아쉽지만 테슬라가 레인지 익스텐더를 언제 출시할지는 미지수다. 회사는 이를 출시하겠다고 말만 했을 뿐,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