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리아기에서 데본기에 걸쳐 서식한 고생대의 초대형 진핵생물 프로토탁시테스(Prototaxites)가 미지의 생물 계통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프로토탁시테스는 4억 년 전 지구상에 서식한 생물로 높이가 최대 8m로 여겨진다.
에든버래대학교 우주생물학센터 코렌틴 로롱 박사는 “프로토탁시테스는 균류의 동반자로 생각됐지만 최신 연구에서는 균류도 식물도 아닌 미지의 계통일 가능성이 부상했다”며 “이 기묘한 생물은 기존 진화의 계통속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결론”이라고 전했다.

실루리아기 후기부터 데본기 후기에 걸쳐 지구에는 현대와 같은 나무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습지에는 아르카이옵테리스(Archaeopteris) 같이 현대의 고사리과에 가까운 초기 나무와 높이 20㎝에서 수 m의 관속식물이 퍼지기 시작했다.
초기 식물 중에서도 프로토탁시테스속은 존재감이 대단했다. 최대 높이 8m, 지름은 1m나 되고 가지도 잎도 없는 매끈한 기둥 형상이기 때문이다. 땅에는 나무와 같은 뿌리가 아니라 부풀어 오른 토대로 고정돼 생명체라기보다 거탑과 비슷했다.
코렌틴 박사는 “프로토탁시테스속 화석은 1843년 캐나다에서 처음 발굴됐고 학자들 사이에서 정체를 두고 많은 가설이 세워졌다”며 “1850년대 캐나다 지질학자 존 윌리엄 도슨은 최초의 침엽수로 간주하고 프로토탁시테스(Prototaxites, 원시 주목)로 명명했지만 분기가 없는 단순한 구조 때문에 거대한 조류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석 내부에서 균사와 비슷한 조직이 발견되면서 20세기 후반부터는 거대한 균류라는 설이 유력해졌다”며 “2017년에는 현대 자낭균류와 비슷한 조직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거대한 버섯이라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갔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분류를 위해 연구팀은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지층에서 나온 약 4억1000만 년 전 프로토탁시스테스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선행연구들과 달리 기계학습한 인공지능(AI)을 동원한 결과 식물도 균류도 아닐 가능성이 떠올랐다.
코렌틴 박사는 “프로토탁시테스속이 균류의 동료라면 몸체에 키틴이 포함돼야 한다”며 “같은 장소에서 나온 진짜 균류의 화석에서는 키틴이 나왔지만 프로토탁시테스속 화석의 경우 어디에도 키틴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박사는 “몸체 내부에 있는 복잡한 배관 네트워크도 식물이나 균류와 전혀 다른 규칙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며 “프로토탁시테스속은 식물도 균류도 아닌,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생명 계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대략 3억6000만 년 전 멸종한 프로토탁시테스속을 새로운 종으로 분석한 새 연구에 주목했다. 기원부터 진화, 멸종에 이르는 정보가 거의 없는 프로토탁시테스속이 향후 어떤 생물로 분류될지 시선이 모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Copyright © SPUTNIK(스푸트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