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34곳서 졸피뎀 1만개 처방… 의료용 마약류 투약 관리 지적”

허지윤 기자 2024. 10. 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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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자 한 명이 의료기관 34곳에서 수면제인 졸피뎀을 1만1207개 처방받는 식으로 '의료 쇼핑'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졸피뎀 처방 상위 환자 20명이 의료기관 104곳을 방문해, 1인당 평균 5315개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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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식약처

지난해 환자 한 명이 의료기관 34곳에서 수면제인 졸피뎀을 1만1207개 처방받는 식으로 ‘의료 쇼핑’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를 병원 여러 곳에서 처방받는 사례도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졸피뎀 처방 상위 환자 20명이 의료기관 104곳을 방문해, 1인당 평균 5315개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A씨는 의료기관 34곳을 465번 방문해 졸피뎀 1만1207개를 처방받았다. B씨는 32곳 의료기관에서 139번에 걸쳐 졸피뎀 3619개를 처방받았다.

작년 ADHD 치료제는 상위 20명이 52곳 의료기관을 방문해 1인당 평균 5658개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해 ADHD치료제를 처방받은 전체 환자의 평균 처방량(260.5개)의 22배 수준이다. C씨는 의료기관 13곳에서 54회에 걸쳐 ADHD치료제 8658개를 처방받았다. 식욕억제제는 상위 20명이 의료기 70곳을 방문해 1인당 평균 4950개를 처방받았다. 작년 식욕억제제 처방받은 전체 환자 평균 처방량(198.4개)의 25배 수준이다.

작년 3가지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 상위 20명씩 총 60명의 38.3%가 3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용 마약류는 불안 증상 완화, 통증 관리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오남용할 경우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가 여러 병원을 방문해 처방을 요청하면 별다른 제재 없이 처방 가능한 경우가 많아 오남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우려되는 의료 쇼핑을 예방하려면 처방 의사가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진숙 의원실이 식약처에 확인한 결과, 의사는 진통제 펜타닐 성분만 처방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졸피뎀은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용되는 사례도 많아 범죄 악용이 우려된다”며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마약류 처방 전 투약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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