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보다 강한 1K'… 로레알이 주목한 AI 시대 인플루언서 전략[CMTS 2025]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CDMO팀 이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커머스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CMTS)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인공지능(AI) 기술이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인플루언서의 역할 또한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단순한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넘어 알고리즘이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를 생산하는 존재로 확장되는 것이다.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CDMO팀 이사는 27일 <블로터> 주최로 2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커머스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CMTS) 2025'에서 “인플루언서는 이제 스토리텔러가 아니라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공급자”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콘텐츠를 구조화하는 능력이 인플루언서의 핵심 역량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자 구매 여정의 변화, 즉 알고리즘 기반인 ‘발견’ 중심의 소비행태 확산이 있다. 과거에는 필요한 것이 생기면 직접 검색해 정보를 비교한 후 구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SNS) 피드에서 우연히 접한 콘텐츠가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브랜드는 이제 검색 결과에 잘 나타나는 것보다 SNS나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맞춰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그가 주목한 것은 특정 주제나 관심사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역할이다. 이들은 높은 신뢰도와 참여율, 강한 전환력, 밀도 높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100K보다 1K’라는 발표 주제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AI 시대에 접어들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이제 AI 훈련을 위한 데이터 생산자의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들은 대규모 팔로어를 가진 메가 인플루언서가 제공하기 어려운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팔로어들의 감정 △후기 △상호작용 데이터에까지 포함된다는 특징을 가져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 핵심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김지연 로레알코리아 CDMO팀 이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커머스마케팅&테크놀로지 서밋(CMTS)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그는 AI 시대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전략으로 답변엔진최적화(AEO)를 제시했다. 기존의 검색엔진최적화(SEO)가 사람의 검색어에 맞춰 콘텐츠를 구성했다면, AEO는 AI가 이해하고 추천할 수 있는 형태로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제 브랜드는 단순한 정보제공을 넘어 AI가 ‘이 콘텐츠는 이 소비자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구조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구체적인 사례로 로레알그룹의 글로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프로그램 ‘로레알리스타(LOREALISTAR)’를 소개했다. 그룹 내 16개 브랜드의 제품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브랜드 홍보를 넘어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수집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AI 추천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단순히 많은 조회수를 노리기보다는 특정 취향을 겨냥한 초정밀 타깃 콘텐츠 제작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코스메틱 리테일 브랜드 세포라 역시 ‘세포라스쿼드’라는 브랜드 앰배서더 및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피부 톤과 메이크업 취향이 다양한 해외 시장의 특성에 맞춰 소수인종, 다양한 피부 타입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인플루언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다층적 소비자의 니즈를 세분화해 공략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이를 이용해 알고리즘이 더욱 정교하게 추천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급한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AI가 학습하기 쉬운 콘텐츠 구조로 △질문-답변(Q&A) 중심의 내러티브 △반복되는 짧은 포맷 △핵심 정보를 담은 숏폼 클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콘텐츠는 여전히 스토리텔링이 중요하지만, AI 시대에는 그 스토리가 곧 데이터로 기능해야 한다”며 “이 관점을 기억한다면 앞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훨씬 더 명확한 기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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