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채권자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의사 표명해야하는 시한이 열흘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분수령에 선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1일 홈플러스 주요 이해관계인들에게 회생 절차를 계속할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법원은 회생을 이어가려면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과 제3자 관리인 추천안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대규모 적자를 내는 점포를 정리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골자로 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핵심인 DIP 자금 확보가 난항을 겪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와 산업은행 등은 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추가 지원에 신중한 입장이다.
법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는 최대 1년6개월까지 가능하다. 형식상 오는 9월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자금이 거의 소진된 홈플러스가 추가 기간을 버티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무자회생법상 회생계획안은 절차 개시 후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법원이 인정하면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는 홈플러스 청산이 유리한 입장이다. 홈플러스의 총 채권 규모는 2조6078억원으로 이 중 회생채권이 2조5807억원, 회생담보권이 270억원이다. 이 가운데 1조2396억원 규모의 선순위 신탁담보를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보유 중이다.
메리츠는 전국 62개 점포를 담보로 확보했으며, 이들 점포의 평가액은 약 2조8174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따라서 홈플러스가 청산되더라도 메리츠는 대부분의 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회생 과정에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 메리츠는 즉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운영 점포 수는 2024년 126곳에서 이달 기준 111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유동성 위기로 부실 점포 정리를 시작했으며, 홈플러스는 2027년까지 점포 수를 102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납품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매장 진열대가 비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직원 급여 역시 두 달째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회생을 연장하려면 무엇보다 긴급 자금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자금줄이 다 마른 상황에선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만큼, 실제 자금 조달 여부가 홈플러스 회생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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