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카톡방 멤버들 “삼부토건 주가조작? 3부는 골프 일정 얘기”

유종헌 기자 2024. 10. 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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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서 증인 녹취 공개하며 진위 공방
與, 공수처장에 “객관적 증거로 확인해야”

이른바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의 발단으로 지목된 해병대 예비역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멋쟁해병’ 멤버들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부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는 “골프 라운딩 일정을 체크(확인)해보자”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 채팅방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공범인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씨가 해당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삼부토건 주가를 조작하는 것을 가리킨다”며 김건희 여사의 특검 사유로 주장해왔다.

◇野 ‘삼부토건 주가조작’ vs 與 ‘골프장 3부 일정 확인’ 공방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카톡방 멤버 송호종씨는 ‘삼부’의 의미에 대해 “금요일에 출근하면 오전 일정이 있기 때문에, 3부 시간대에 9홀 라운딩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금요일에 갈지 토요일에 갈지 알아보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3부 라운딩은 오후 5시 이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해병대 1사단에서 골프를 치려고 했던 일정은 작년 6월 2, 3일로, 2일은 금요일이었다. 금요일 오후에 포항을 찾아 골프를 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단톡방 '멋진해병' 멤버 송호종씨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카톡방 멤버 최택용씨에게 “일단 (해병대 1사단 골프장에) 3부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있다면 그때 (골프를) 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냐”고 물었다. 이에 최씨는 “맞는다”고 답했다.

반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처음 공익신고한 김규현 변호사는 송씨의 증언에 “(이씨와 송씨) 두 분이 삼부토건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며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훈련을 참관하러 갈 당시 (카톡방 멤버들과) 이씨의 카니발을 타고 갔다”며 “그 안에서 삼부토건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가조작인지까지는 몰랐다”며 “(삼부토건 관련) 사업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삼부토건 이야기 자체가 없었다고 하면 더 의심스럽지 않느냐”고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해병대 1사단을 포함해 골프 3부를 운영하는 곳이 없다는 국방부 회신을 받았다”며 “증인은 참고해서 말씀하시라”고 했다.

◇장경태, 증인 향해 “당신이 제보”…증인은 “내용 확인하라 말씀드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씨와 ‘무명의해병’ 이관형씨로부터 제보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녹취를 공개했다. 장 의원은 최씨를 향해 “이관형씨와 최씨, 그리고 저희 보좌관 두 분이 지난 6월 27일 의원실에서 관련 제보를 받았다”며 “(저와의 통화에서) 이종호씨가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고 본인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최씨가 자신에게 “정국을 흔들 수 있는 카드를 드린 것”이라고 말하는 통화 녹취도 공개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단톡방 '멋진해병' 멤버인 최택용 씨 등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최씨는 이에 “제가 장 의원에 이야기한 것은 맞는다”면서 “그때(제보 당시)는 이종호씨와 송씨의 (관계를) 상당히 의심하고 있었다”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국을 흔들 카드라고 말씀드린 건 이종호씨의 얼굴”이라고 했다.

한편, 작년 말 임 전 사단장을 위로하기 위한 술자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장 의원은 “임성근, 송호종, 이종호 3명이 대방동에서 작년 연말에 만나 격려 차원에서 비싸게 술을 같이 먹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해 7월 순직 해병 사건으로 입건된 임 전 사단장을 위로하기 위해 카톡방 구성원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관형씨가 최씨에게 (술자리에 대해) 물어본 뒤 최씨가 ‘내가 볼 땐 맞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갑자기 입장이 바뀌는데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증언한다”며 “증거를 가지고 와서 만났는지 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만났다는 사실을 전제해 말씀하시니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씨도 “대방동 (술자리)에 대해 (내가 볼 때 맞다고 말한 것은) 제가 알기론 그 당시 임 전 사단장이 그만 두고 서울로 올라왔을 때”라며 “이종호씨와 송씨 사이를 의심할 때라 술을 마셨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장 의원과 통화할 때 내용을 확인해보시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고 했다.

◇與, 공수처장에 “객관적으로 확인하라” 요구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여당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 “객관적 증거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오 처장에게 “해병 카톡방 대화 내용과 250여개에 가까운 녹취록이 이미 공수처에 제출됐다”며 “통화내역도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이종호씨를 포함해 다섯명 그 누구도 대통령실 관계자와 통화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공수처가 주가조작이 있었는지, 카톡방 멤버와 김 여사, 혹은 대통령실 관계자와 통화한 내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씨도 이날 “관련된 분들의 통화내역을 모두 공수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지난 7월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그달 김규현 변호사를 비롯해 이종호씨, 송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구명 로비 의혹은 작년 7월 고(故)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뒤,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를 적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초 혐의자에 포함돼 있던 임 전 사단장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의 재조사 지시로 빠지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이 있는 이종호씨가 구명 로비를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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