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컴즈, 16년 동반자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매각한 이유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서비스 '네이트'(왼쪽)과 코난테크놀로지의 비디오 이해AI 솔루션 '코난와처'(오른쪽). SK컴즈는 최근 사업적 시너지 창출 가치가 낮아진 코난의 지분 전량을 모회사 SKT에 매각했다. (사진=각사)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최근 코난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20.77%를 모회사인 SK텔레콤(이하 SKT)에 전량 매각한 이유는 검색포털 사업의 부진 및 지속된 적자 행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양사의 시너지 창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컴즈는 지난 28일 SKT에 회사가 보유한 코난테크놀로지 주식 20.77%(2대주주)를 224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1999년 설립된 코난테크놀로지는 검색엔진·빅데이터 분석·인공지능(AI) 분야에서 다방면의 업력을 쌓아온 국내 강소기업이다. 포털 시장 초기인 2001년 '엠파스XP' 검색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SK컴즈는 2006년 10월 검색포털 '엠파스'를 인수하면서 엠파스와 공동으로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29.5%를 인수했다. 당시 '네이트', '싸이월드' 등을 운영하던 SK컴즈는 이를 통해 검색포털 시장에서 네이버·다음을 추격하고, 싸이월드 UCC(유저창작물)의 더 효과적인 확산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성과가 좋지 않았다. 네이트는 2009년 코난테크놀로지의 기술을 적용한 '시멘틱 검색'을 야심차게 내놨으나 네이버와 다음의 벽은 높았다. 설상가상 글로벌 검색강자 구글의 한국 입성으로 입지는 더 좁아졌다. 주요 검색엔진 점유율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검색엔진 시장은 네이버 약 62.1%, 구글 27.5%, 다음 4.8% 등 3개 서비스가 약 9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의 네이트는 검색엔진 대신 오히려 '판' 중심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인지도가 높은 서비스다.

한때 국민 SNS였던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 격변에 뒤처지며 2013년 직원 인수 방식으로 분리됐다. 인기 메신저 네이트온도 비슷한 이유로 카카오톡에 자리를 내줬다. 또한 SK컴즈는 2014년 네이트 검색엔진을 '다음'의 것으로 교체하면서 사실상 검색포털 시장에서 경쟁을 포기했다. 이후에도 눈에 띄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SK컴즈와 코난테크놀로지의 시너지 창출 통로도 점차 좁아졌다.

그사이 코난테크놀로지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AI) 기술 전문기업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됐다. 창업 초기부터 쌓은 검색엔진·각종 데이터 분석 노하우가 좋은 자양분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딥 비전(시각AI) △딥 스피치(음성AI) △딥 텍스트(비정형 문자 분석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회사의 중심축을 AI로 재정비했다.

이처럼 기존 사업에서의 협력이 축소되고 회사의 방향성도 달라지면서 SK컴즈는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회사가 장기간 적자를 유지하면서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공시한 사업·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SK컴즈는 2012년 이후 10년 가까이 매년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2021년 매출은 302억원,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4억원에 불과했다. 코난 지분매각 대금 224억원은 지난해 매출의 74%에 이르는 셈. 이에 매각을 서둘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SK컴즈가 보유한 코난테크놀로지 주식은 이달 초 주식 시장에서의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됐다.

지난 28일 이상호 SKT CTO(사진 왼쪽)와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사진 오른쪽)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한편 SK컴즈는 지분 처분 목적을 '당사가 보유한 투자 자산 중 AI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자산을 SKT에 매각하여 각 사업주체의 사업효율 및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AI 컴퍼니' 도약을 선언한 SKT는 SK컴즈보다 코난테크놀로지와의 접점이 다양하다. 특히 에이닷(A.)을 중심으로 일상형 AI 서비스를 추구하는 SKT 입장에서 코난테크놀로지가 축적한 지능형 검색 및 데이터 분석 기술과 영상 분석 AI 기술 등은 잠재적 활용 가치가 높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올해 7월 코스닥 상장 후 코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3만600원에서 1만7600원까지 떨어졌으나 28일 지분 매각 공시 후 4800원 급증, 현재 2만3400원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비록 SK컴즈와의 긴 인연은 큰 소득 없이 끝났지만 AI 시장에서의 내재가치를 폭발시킬 수 있는 '맞춤형 짝'을 만났다는 평가다.

코난테크놀로지 지분을 청산한 SK컴즈의 다음 행보는 미지수다. SK컴즈 관계자는 "SKT의 AI 컴퍼니 기조에 발맞춰 여러 협력 사업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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