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탈환이냐 굳히기냐… 한샘과 리바트는 치열한 전쟁 중
3분기 매출 순위에 이목 쏠려
가구 업계 지각변동 일어날까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현대리바트가 매출 1위 자리를 굳힐지 여부에 업계 이목에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 현대리바트는 한샘을 제치고 가구 시장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한샘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리바트 약진했지만 한샘 부진이 더 큰 원인
18일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리바트의 매출액은 1조17억원으로 한샘의 매출액(9639억원)보다 많았다. 분기별 매출액 상황도 같았다. 1분기 기준 현대리바트의 매출액은 5048억원으로 한샘 매출액(4859억원)보다 189억원가량 많았다. 2분기에도 190억원 차이로 현대리바트가 한샘을 앞섰다. 현대리바트의 2분기 매출액은 4970억원, 한샘의 매출액은 4780억원이었다.
가구 업계에서는 현대리바트가 장사를 잘한 것도 있지만 한샘이 부진한 것이 매출 역전의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샘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성과가 좋지 못했다. 그 이유를 영업력으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사모펀드인 IMM PE로 주인이 바뀌면서 비용 줄이기가 진행됐는데, 이 점이 결국 영업력 축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많은 임직원이 이직을 했고 영업팀의 역량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한샘의 B2B 사업이란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 주방 가구나 기기를 넣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같은 시공사나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같은 시행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또 한샘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부는 경쟁이 과거 대비 치열해졌다는 점이 고민이다. 소규모 인테리어·홈스타일링 회사가 늘었다. 이런 업체는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스타일링 서비스까지 묶어서 함께 제공한다.
가구부터 그림, 작은 화병까지도 직접 권해주다 보니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고르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과거엔 이런 회사는 인지도 측면에서 한샘에 밀렸지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광고로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으로 유명해진 몇몇 업체는 한 달에 두 건 정도의 프로젝트만 맡고 대기도 길다”면서 “마치 동네 작은 맛집처럼 대기가 길다는 점이 다시 유명세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B2C 사업 부문 중 하나인 리하우스 부문(인테리어 사업부)에서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문제다. 종종 소비자와 분쟁을 겪는다. 예전엔 일부 소비자의 불만으로 끝났지만 최근엔 인터넷 등에 후기가 공유되면서 한샘 이미지를 악화시켰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한샘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다”면서 “통상 문제가 되는 곳은 2만여 곳의 제휴점이다. 한샘 자재나 상품이 잘못됐다기보단 시공의 문제인데 소비자가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영업점이 아닌 제휴점은 한샘 제품을 취급하는 인테리어 개인 사업자다.
◇ 증권가선 “3분기 실적 한샘 1위 재탈환” 전망도
앞서 나가던 한샘이 주춤한 사이 현대리바트는 1위 자리 굳히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B2C 사업 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고객 만족을 위해 무상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소파, 침대, 서랍장 등 리바트 기업과 소비자 B2C 전 가구 제품과 리모델링 전문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의 인테리어 시공 패키지 상품 등이 대상이다.
또 쿠팡과 손잡고 배송 역량을 강화했다. 현대리바트 제품을 쿠팡프리미엄 가구관에 입점시키고 로켓설치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로켓설치는 쿠팡에서 구매한 가전·가구 상품을 전문 설치 기사가 직접 배송 후 설치하는 서비스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다음날 바로 설치가 가능하다.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옛날 둔촌 주공)이 현대리바트에겐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도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1만2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덕이다. 한샘과 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가구업체들이 할인 혜택을 둘러싼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리바트가 B2C 시장에서 성장을 이룬다면 장기적으로 가구 업계의 지각변동을 이뤄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켜온 한샘을 제칠 수 있다는 뜻이다.
흥국증권은 건자재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현대리바트의 빌트인 가구 부문은 신규주택 공급 추세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B2C 가구 시장 성장이 시작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이 종목을 앞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도 “현대리바트의 B2C 가구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3분기엔 한샘이 다시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에 에프앤가이드의 3분기 평균 매출액 예상치(컨센서스)는 한샘이 4773억원, 현대리바트는 4165억원으로 나타났다. 608억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 매출액 차이(379억원)를 만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목이 4분기로 다시 쏠릴 것으로 보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준비하러 대학 일찍 간 과학영재들, 조기진학제 손 본다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단독] 서정진 딸 관련 회사 과태료 미납, 벤츠 차량 공정위에 압류 당해
- [단독] ‘레깅스 탑2′ 젝시믹스·안다르, 나란히 M&A 매물로 나왔다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
- 가는 족족 공모가 깨지는데... “제값 받겠다”며 토스도 미국행
- 오뚜기, 25년 라면과자 ‘뿌셔뿌셔’ 라인업 강화… ‘열뿌셔뿌셔’ 매운맛 나온다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