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경유 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경유값이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젤렌스키는 한 가지를 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경유 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이 전한 내용이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근 통화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른 목표물이 많이 있으니 디젤 연료는 타격하지 말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갤런당 6달러"…흔들린 서민 물가
미국에서 화물 운송과 농업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디젤유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겹쳤다. 주요 경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난이 더 심해졌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는 경유 부족이 중동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자금줄"…우크라이나의 계산
우크라이나는 4년 반을 넘긴 전쟁에서 러시아 석유산업이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장거리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정유공장 등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타격해 왔다. 전선에서의 진퇴보다 후방의 경제 기반을 흔드는 쪽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요구는 이 전략의 핵심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50일 남았다"…선거가 만든 압박
11월 중간선거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가는 미국 정치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디젤값은 운송비를 통해 식료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물가로 곧장 전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의 군사 작전 목표를 직접 거론하는 이례적인 발언을 내놓은 배경이다. 우크라이나가 이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는 미국의 지원 규모와도 맞물린다.

전장의 타격 목표가 미국 국내 물가와 직결되는 구조가 드러났다.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공방은 이제 군사 문제이자 선거 문제가 됐다. (사진 출처=AFP연합뉴스, 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