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매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는 경매로 아파트를 구입하면 실거주 의무가 없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재지정에 따른 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추격 매수에 실패한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경매시장으로까지 옮겨붙으며 이달에만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6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가운데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매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
1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6월에만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지옥션 조사 결과, 이달 1~16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중에서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매는 총 24건으로 나타났는데, 이달 말까지 집계하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5월 매각가율이 100% 이상인 아파트 경매는 총 127건으로, 월평균 25.4건 수준이었는데 6월 들어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매각가율 100% 이상 경매건수는 올해 1월 21건, 2월 16건, 3월 22건, 4월 36건, 5월 32건 등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06㎡는 감정가 31억5000만원보다 10억6000만원 이상 높은 42억1533만원에 낙찰, 매각가율이 133.8%를 기록했다.
또 서울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감정가(19억6000만원) 대비 4억4600만원 높은 24억700만원(매각가율 122.8%)에 낙찰됐다.

비강남권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브라운스톤휘경 전용 59㎡도 감정가보다 1400만원 높은 7억6200만원(101.9%) 낙찰됐으며,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중흥에스클래스 59㎡ 역시 감정가(10억5000만원)와 비슷한 10억5005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권이 아닌 지역에서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번달에는 이런 사례가 눈에 많이 띄고, 성북구 길음동이나 영등포구 대림동 등에서도 매각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 -
이같은 현상은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경매를 통해 매입하려는 틈새 수요가 급증하고 여기에 실거주 수요까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전문위원은 "투자 목적이라면 수익 등을 고려해 낙찰 희망가를 높게 쓰기 어렵다"면서 "강남 외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높은 것은 실수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경매시장 열기에 힘입어 경매학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A경매학원 관계자는 "실무에서 느끼기에는 실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은 이미 막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패닉상태로 와서 배우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