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사업 잡음…소상공인 피해 우려
기존 사업자와 데이터 이관 과정 중 갈등 빚어 혼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플랫폼 사업' 추진 과정에 잡음이 일고 있다.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데이터 이관 작업과 관련해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사업자 간 갈등이 계속 이어질 경우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이용에 혼란이 발생하는 등 소상공인과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지난 7월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한국조폐공사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하고 지난 9월 계약을 마쳤다.
이 사업은 기존 별도로 운영되던 카드형·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통합하는 것으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민간기업 A사가,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KT가 각각 운영해왔다. 총 사업비는 557억 7000만 원이며, 사업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오는 2026년 말까지다.
조폐공사는 공공 상품권의 제조 업무는 공사 고유 업무에 해당할 뿐 아니라, 그동안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비롯해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을 제공해왔던 만큼 제작·발행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경쟁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플랫폼 구축 작업은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기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업자 A사로부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조폐공사는 A사와 소진공 등 몇 차례 회의를 통해 구축 작업에 필요한 회원 정보, 결제 내역 등 핵심 데이터 이관을 요청했으나, A사 측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빠진 데이터만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조폐공사는 자체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하기로 결정하고 A사에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ERD(테이블 간 관계를 설명해주는 흐름도)를 요청했으나, A사 측은 고유기술 유출을 이유로 거부하고 조폐공사를 상대로 내용증명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데이터 이관 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폐공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예정됐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서비스를 운영하지 못하게 됐다. 소진공 측도 이 같은 문제와 더불어 내년 1월 설 명절 동안 온누리상품권 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서비스 혼란 방지를 위해 내년 2월까지는 기존 사업자들이 사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조폐공사가 실제 업무와 관련 없는 ERD까지 요구했다며, 이는 고유 지식재산권에 해당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폐공사에 ERD 제공 후 '이관 확인 용도'로만 열람할 것을 요청하는 확약서를 제공해달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묵살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는 "ERD를 강압적으로 요구한 적 없으며, 확약서도 거부한 적 없다. 최근 소진공에 제출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사업자 간 갈등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온누리상품권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상공인과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폐공사는 향후에도 이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플랫폼과 연동을 포기하고 아예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상품권 이용자들은 환불 절차를 밟거나, 신규 앱을 설치해야 하는 등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소진공 측은 "소상공인이나 이용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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