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재활용센터 ‘잘린 다리’ 사건의 전말…“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2026. 6. 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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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센터. 연합뉴스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인천 송도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돼 강력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사람 다리의 실체가 드러났다. 시신 훼손 사건이 아니라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괴사가 진행된 89세 여성 환자의 절단된 다리였다.

사건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병실에서 이뤄진 절단 행위가 적법한 의료행위였는지 절단된 신체 일부가 왜 의료폐기물이 아닌 일반 재활용품으로 배출됐는지를 둘러싸고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19일 브리핑을 열고 인천 중구 A요양병원 법인과 관리 책임자, 절단된 다리를 외부로 반출한 청소 자원봉사자 등을 상대로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요양병원에서 이뤄진 절단 행위가 의료법에 위반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에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2시 28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시작됐다.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 사람 다리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가 발견되면서 경찰은 시신 훼손이나 유기 사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본부를 꾸렸다.

경찰은 수사관 64명을 투입해 다리의 출처를 추적했다. 당시에는 피해자가 성인인지 어린아이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수사가 전환점을 맞은 건 지난 17일이었다.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A요양병원 관계자가 “우리 병원에서 나온 다리가 잘못 분류돼 재활용품으로 배출된 거 같다”는 취지로 신고한 것이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등을 통해 발견된 다리가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9세 여성 환자의 왼쪽 다리인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환자는 지난 1일 해당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이미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환자는 앞서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렵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퇴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가족들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A요양병원에 입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환자의 상태가 너무 심해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고, 가족들이 해당 병원에 간절히 요청해 병원 측에서 받아들여 줬다는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절단은 입원 일주일 뒤인 지난 8일 병실에서 이뤄졌다. 병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환자의 다리 괴사가 상당히 심해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신경 자체가 모두 손상돼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다리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절단 당시에는 보호자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요양병원에서 이러한 절단 행위를 하는 것이 의료법상 허용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관련 의료기록 확보와 함께 전문가 자문을 거쳐 위법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또 다른 쟁점은 절단된 다리가 어떻게 생활자원회수센터까지 흘러갔는지다. 경찰은 병원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청소 자원봉사자가 절단된 다리를 다른 봉투에 담아 외부로 반출하는 장면을 확보했다. 해당 자원봉사자는 경찰 조사에서 “의료용 석고, 즉 깁스할 때 쓰는 석고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절단된 신체 일부가 의료폐기물로 적정하게 처리되지 않고 일반 재활용품처럼 배출된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관리 책임자도 언론 보도 이후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엽기 사건도 강력범죄도 아니었다. 대형병원에서도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한 고령 환자,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한 가족, 병실에서 이뤄진 절단, 그리고 의료폐기물 관리 실패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건이었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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