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으로 11평 시골집 짓기 (13)

은퇴 후 교외 지역에 농막이나 작은 주택을 마련하고 전원생활을 원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농촌체류형 쉼터’가 허용되면서 시골에 소형 주택을 짓는 건축주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축업과는 무관한 공무원 출신 방송국 PD가 고향 시골에 직접 집을 짓고 그 경험을 <이 PD의 좌충우돌 4천만원으로 11평 시골집 짓기>라는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됐다. 저자 이상철 씨는 2024년 7월호부터 3회에 걸쳐 본지에 프롤로그 성격의 내용을 연재했는데 짧은 기간임에도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독자들의 아쉬움을 충족시키고자 2025년 4월호부터 이 PD의 좌충우돌 시골집 짓기 스토리를 연재하고 있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사진 이상철 작가(국악방송 프리랜서 PD)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사진 이상철 작가(국악방송 프리랜서 PD)
건축주가 직접 시공하는 직영공사의 경우라도 전문 분야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집짓기는 설계부터 완공까지 다양한 공정들이 순차적으로 결합돼 완성되는 종합적인 건축 과정이다. 나의 경우도 목수학교에서 집짓기를 배워서 직접 설계하고 스스로 건축물의 골조를 세웠지만 공사가 진척됨에 따라 전문가들의 손을 빌려야 했다. 전기공사와 보일러 시공 그리고 문 설치도 내가 할 수 없는 분야였다. 문제는 그 일을 맡아준 사람들이 얼마나 내 뜻에 맞게 완벽하게 작업을 해주느냐에 달렸다. 시골집을 지으며 분리 발주했던 때의 일이다.
현관문을 잘못 달다
2022년 6월 17일 금요일, 아침에 방송국에 출근하는데 피곤하다. 피로가 누적된 듯하다. 오늘 하루 더 쉬고 내일 고향에 갈까 잠깐 고민했다. 그런데 아침 9시쯤 목수아카데미 동기인 김 사장이 고향집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김 사장은 대전에서 문 설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시골집 문 설치를 부탁했는데 오늘 현관문 설치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내가 있을 때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먼 길을 흔쾌히 가준 게 고마웠다. 김 사장은 “이번 주말 홍천에 작업이 있어 가는 길에 현장에 잠시 들러 스틸방화 현관문을 설치한다”라고 했다.
방송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했다. 날이 더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숨을 자고 도착해 보니 현관문은 내 생각과 다르게 설치돼 있었다. 나는 김 사장에게 문을 시멘트 바닥에 붙여 설치해 달라며 지난주에 현관문 바닥 토대를 잘라 놓고 왔는데, 김 사장은 그 토대를 다시 바닥에 붙이고 그 위에 현관문을 설치해 놓았다. 신발 벗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만들겠다는 애초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김 사장에게 전화해서 그런 상황을 말하니까 그제서야 자신이 착각했다고 했다. 먼 길에 와서 고생하며 작업을 했는데 아쉬웠다.
현관문을 잘못 달다
2022년 6월 17일 금요일, 아침에 방송국에 출근하는데 피곤하다. 피로가 누적된 듯하다. 오늘 하루 더 쉬고 내일 고향에 갈까 잠깐 고민했다. 그런데 아침 9시쯤 목수아카데미 동기인 김 사장이 고향집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김 사장은 대전에서 문 설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시골집 문 설치를 부탁했는데 오늘 현관문 설치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내가 있을 때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먼 길을 흔쾌히 가준 게 고마웠다. 김 사장은 “이번 주말 홍천에 작업이 있어 가는 길에 현장에 잠시 들러 스틸방화 현관문을 설치한다”라고 했다.
방송을 마치고 고향으로 향했다. 날이 더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숨을 자고 도착해 보니 현관문은 내 생각과 다르게 설치돼 있었다. 나는 김 사장에게 문을 시멘트 바닥에 붙여 설치해 달라며 지난주에 현관문 바닥 토대를 잘라 놓고 왔는데, 김 사장은 그 토대를 다시 바닥에 붙이고 그 위에 현관문을 설치해 놓았다. 신발 벗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만들겠다는 애초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김 사장에게 전화해서 그런 상황을 말하니까 그제서야 자신이 착각했다고 했다. 먼 길에 와서 고생하며 작업을 했는데 아쉬웠다.

나는 고민하다 다음에 실내 문을 설치할 때 현관문을 다시 달아 달라고 했고, 김 사장은 그렇게 하기로 했다. 2번 벽체 외벽 마무리도 현관문 재설치 뒤로 늦출 수밖에 없었다. 이후 건축물의 모서리와 아랫부분에 재료분리대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고 그 위에 빗물 차단용 후레싱을 덮었다. 방수용 타이백이 비어 있던 외벽에도 목수 학원에서 구해 간 자투리 타이백으로 덮었다.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좀 허탈한 마음으로 숙소로 향했다.
김 사장이 현관문을 내 생각과 다르게 설치한 것은 신발 벗는 곳을 바깥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현관문 안쪽에 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경우, 신발을 갈아 신는 곳은 현관문 안쪽에 있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중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농막이나 작은 주택의 경우 중문을 달 만큼 공간이 넓지 않다. 그래서 현관문 밖에서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현관문 안쪽에 신발을 벗어 두면 작은 공간이라 신발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 문제로 고민을 했다. 신발 벗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둘 것인가 아니면 바깥쪽에 둘 것인가를 놓고 득실을 따져 보았다. 안쪽에 두면 신발 냄새가 날 수 있고, 바깥에 두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발을 밖에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고민 끝에 나는 신발 갈아 신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두기로 하고 작은 현관 바닥을 만들기로 했다. 다행히 준공 후 이용해 보니 신발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김 사장이 현관문을 내 생각과 다르게 설치한 것은 신발 벗는 곳을 바깥에 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현관문 안쪽에 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경우, 신발을 갈아 신는 곳은 현관문 안쪽에 있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중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농막이나 작은 주택의 경우 중문을 달 만큼 공간이 넓지 않다. 그래서 현관문 밖에서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현관문 안쪽에 신발을 벗어 두면 작은 공간이라 신발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 문제로 고민을 했다. 신발 벗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둘 것인가 아니면 바깥쪽에 둘 것인가를 놓고 득실을 따져 보았다. 안쪽에 두면 신발 냄새가 날 수 있고, 바깥에 두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발을 밖에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고민 끝에 나는 신발 갈아 신는 곳을 현관문 안쪽에 두기로 하고 작은 현관 바닥을 만들기로 했다. 다행히 준공 후 이용해 보니 신발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보일러 시공 견적 및 방부졸대 시공
다음날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창문 둘레에 2*4인치 방부목을 대고 피스로 박는 작업을 했다. 창문 둘레 방부목은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만 건축물 코너의 재료 분리대와 함께 외벽보다 조금 튀어나오게 돼 그 사이에 마감재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한창 작업 중인데 현지에서 보일러 시공업체를 운영한다는 분이 현장을 방문했다. 공사 현장에는 가끔 작업 관계자들이 왔는데 나는 마침 잘됐다 싶어서 그에게 보일러 바닥 시공과 화장실 타일공사 등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는 방이 작으니 시멘트와 모래를 반죽해서 보일러 바닥 시공을 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견적은 내일쯤 알려준다고 했다. 업체 사장은 돌아가고 마을 친척 댁에서 아침 먹으러 오라고 해서 가보니 숙모가 맑은 고깃국에 고등어를 구워 주셨다.
식사 후 다시 작업을 하는데 이번에는 건축 일을 하시는 마을 분이 찾아왔다. 그는 아침에 보일러 업체에서 다녀간 것을 아는 듯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방통’이라는 시공 방법으로 바닥 미장 작업을 하는데 바닥이 골고루 수평이 잡힌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에게 맡기면 260만원이면 되겠다고 했다. 나는 아침에 온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후 나는 방부목으로 창문 둘레를 다 설치하고 외벽에 레인스크린Rainscreen, 즉 방부졸대를 피스로 박는 작업을 1번 벽체부터 해 나갔다. 방부졸대를 벽체의 스터드Stud 자리를 찾아 외벽에 대고 나사못으로 박았는데, 방부졸대는 외벽 마감재인 시멘트 사이딩을 고정할 못자리가 된다. 또한, 졸대 사이에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 공간 역할도 한다. 나는 저녁 늦게까지 방부졸대 박는 작업을 했는데 1, 3, 4번 벽체를 마치니 저녁 8시가 지나 있었다. 일하느라 어두워지는지도 모르고 어둑어둑할 때 숙소로 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창문 둘레에 2*4인치 방부목을 대고 피스로 박는 작업을 했다. 창문 둘레 방부목은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만 건축물 코너의 재료 분리대와 함께 외벽보다 조금 튀어나오게 돼 그 사이에 마감재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한창 작업 중인데 현지에서 보일러 시공업체를 운영한다는 분이 현장을 방문했다. 공사 현장에는 가끔 작업 관계자들이 왔는데 나는 마침 잘됐다 싶어서 그에게 보일러 바닥 시공과 화장실 타일공사 등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는 방이 작으니 시멘트와 모래를 반죽해서 보일러 바닥 시공을 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견적은 내일쯤 알려준다고 했다. 업체 사장은 돌아가고 마을 친척 댁에서 아침 먹으러 오라고 해서 가보니 숙모가 맑은 고깃국에 고등어를 구워 주셨다.
식사 후 다시 작업을 하는데 이번에는 건축 일을 하시는 마을 분이 찾아왔다. 그는 아침에 보일러 업체에서 다녀간 것을 아는 듯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방통’이라는 시공 방법으로 바닥 미장 작업을 하는데 바닥이 골고루 수평이 잡힌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에게 맡기면 260만원이면 되겠다고 했다. 나는 아침에 온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후 나는 방부목으로 창문 둘레를 다 설치하고 외벽에 레인스크린Rainscreen, 즉 방부졸대를 피스로 박는 작업을 1번 벽체부터 해 나갔다. 방부졸대를 벽체의 스터드Stud 자리를 찾아 외벽에 대고 나사못으로 박았는데, 방부졸대는 외벽 마감재인 시멘트 사이딩을 고정할 못자리가 된다. 또한, 졸대 사이에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 공간 역할도 한다. 나는 저녁 늦게까지 방부졸대 박는 작업을 했는데 1, 3, 4번 벽체를 마치니 저녁 8시가 지나 있었다. 일하느라 어두워지는지도 모르고 어둑어둑할 때 숙소로 갔다.



처마 밑 소핏 벤트 작업 및 전기공사 의뢰
6월 19일 일요일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3번 벽체에 방부졸대 박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아침부터 해가 뜨거워서 작업하기가 힘들었다. 집이 서향이라 오전과 오후에 1, 2번 벽체에 번갈아 가며 그늘이 졌는데, 오전에는 2번 벽체가 그늘이 져서 작업하기가 좋았고 오후에는 1번 벽체 작업이 편했다. 2번 벽체에 방부졸대를 설치함으로써 4면에 레인스크린을 모두 설치했다. 보기에 좋았다.
이젠 처마 밑 장치인 소핏 벤트Soffit Vent 설치공사를 할 차례다. 소핏 벤트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처마 양쪽 끝에 목재를 잘라 유턴 박스로 불리는 테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처마 길이와 폭에 맞게 제이 찬넬J-Channel이라는 J 모양의 긴 플라스틱을 잘라 처마 밑에 네모지게 테두리에 설치한다. 이후 처마 폭에 맞게 플라스틱 판인 소핏 벤트를 잘라 끼우면 되는 작업이다. 자재가격도 저렴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공사인데 시공을 마치면 매우 그럴듯하게 보인다. 소핏 벤트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위로는 용마루 릿지 벤트와 아래로는 레인스크린 밑 부분으로 공기가 순환된다.
나는 처마 길이와 폭을 재고 길이에 맞게 길쭉한 플라스틱 막대인 제이 찬넬을 잘라 처마 밑면에 틀을 만들어 붙였다. 사다리를 타고 4면의 처마에 모두 작업했는데 첫 처마 작업에선 잘못 붙여서 다시 설치해야 했다. 그러자 오전 시간이 훌쩍 갔고 더위에 작업을 하지 못하다가 정오가 지나 1번 벽체에 그늘이 지기 시작하자 소핏 벤트를 잘라 유턴박스에 끼워 넣기 시작했다. 너무 더웠고 사다리를 타고 작업을 해야 해서 속도가 느렸다.
6월 19일 일요일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3번 벽체에 방부졸대 박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아침부터 해가 뜨거워서 작업하기가 힘들었다. 집이 서향이라 오전과 오후에 1, 2번 벽체에 번갈아 가며 그늘이 졌는데, 오전에는 2번 벽체가 그늘이 져서 작업하기가 좋았고 오후에는 1번 벽체 작업이 편했다. 2번 벽체에 방부졸대를 설치함으로써 4면에 레인스크린을 모두 설치했다. 보기에 좋았다.
이젠 처마 밑 장치인 소핏 벤트Soffit Vent 설치공사를 할 차례다. 소핏 벤트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처마 양쪽 끝에 목재를 잘라 유턴 박스로 불리는 테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처마 길이와 폭에 맞게 제이 찬넬J-Channel이라는 J 모양의 긴 플라스틱을 잘라 처마 밑에 네모지게 테두리에 설치한다. 이후 처마 폭에 맞게 플라스틱 판인 소핏 벤트를 잘라 끼우면 되는 작업이다. 자재가격도 저렴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공사인데 시공을 마치면 매우 그럴듯하게 보인다. 소핏 벤트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위로는 용마루 릿지 벤트와 아래로는 레인스크린 밑 부분으로 공기가 순환된다.
나는 처마 길이와 폭을 재고 길이에 맞게 길쭉한 플라스틱 막대인 제이 찬넬을 잘라 처마 밑면에 틀을 만들어 붙였다. 사다리를 타고 4면의 처마에 모두 작업했는데 첫 처마 작업에선 잘못 붙여서 다시 설치해야 했다. 그러자 오전 시간이 훌쩍 갔고 더위에 작업을 하지 못하다가 정오가 지나 1번 벽체에 그늘이 지기 시작하자 소핏 벤트를 잘라 유턴박스에 끼워 넣기 시작했다. 너무 더웠고 사다리를 타고 작업을 해야 해서 속도가 느렸다.



앞집 부부는 3박4일 관광을 다녀왔다고 했다. 농가는 모내기 농번기를 마치고 쉬는 시간이다. 시골 분들도 여행을 참 잘 다니시는 것 같았다. 오후에는 현지에서 전기업체를 운영하는 정 사장을 불러서 전기공사를 상의하고 비용을 물어봤다. 일요일인데도 현장에 와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1번 벽체 소핏을 완성하니 오후 5시였다. 나는 작업 도구를 정리하고 바로 세종집으로 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