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Be creative or die'

방민준 2025. 6. 2. 20: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은 2025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선수가 연습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USGA/Kathryn Riley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교과서적인 스윙을 터득했다고 모두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습장에서 좋은 레슨프로에게 스윙을 제대로 익혀도 현장에선 결코 배운 대로 되지 않는다.



 



연습장과 골프 코스의 차이 때문이다. 연습장 매트는 항상 편편하게 고정돼 있고 공이 놓인 지면도 잘 다듬어놓은 페어웨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실제 골프 코스에선 편편한 지면 만나기가 어렵다. 어느 쪽으로든 기울어 있기 마련이고 페어웨이 안착 확률은 현저히 낮아 러프나 벙커에서 샷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주 대하는 코스라도 라운드마다 상황이 변한다. 계절, 시간, 기온, 기상 상황, 동반자, 잔디의 생육 상태, 자신의 바이오 리듬 등 많은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라운드하는 당사자의 심리상태가 연습장과는 천지 차이다. 연습장에선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샷을 날리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동반자와 경쟁을 벌이는 코스에선 시시각각 마음이 요동친다.



 



인도어 연습장에서 레슨프로로부터 배운 공식의 대입만으로는 현장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매 순간 창조적인 발상을 요구한다. 그날의 기상 조건, 코스 상황은 물론 볼이 놓인 자리에 따라 필요한 스탠스와 스윙을 창조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변화무쌍한 그린에서의 창조적 발상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최근 연습장에서 창조적 발상을 촉발하는 멋진 문구를 발견했다. 앞 타석에서 연습하는 30대 젊은이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 인쇄된 'Be creative or die!'란 글이 눈에 확 띄었다.



어디선가 본듯해 검색을 해봤더니 드웨인 워커(Dwayne Walker)가 지은 책 제목이었다. '창의성의 48가지 열쇠'라는 부제가 딸린 이 책은 창의적인 잠재력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48가지 비법을 소개한다. 창의성이 예술가나 뮤지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창의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워낙 매력적인 문구라 패션 분야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캐치프레이즈로 애용하는 것 같다.



 



'창조 아니면 죽음'이라는 이 캐치프레이즈는 특히 골퍼들에게 엄청난 소구력(訴求力)으로 다가온다.



 



골프야말로 창조적 발상이 없으면 죽음이다. 내가 날리는 모든 샷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듯 내가 날리는 모든 샷은 그때그때 창조적 발상을 요구한다. 특히 인생의 축도 중의 축도로 비유되는 그린에서 필요한 상상력은 한이 없을 정도다. 



 



의학계가 중풍이나 치매 치료의 대안으로 골프를 중시하는 것도 바로 골프가 필요로 하는 창조적 상상력 때문이다.



미국의 한 대학에선 LPGA투어 선수를 대상으로 머리에 전극을 달고 퍼트를 할 때 뇌의 활동을 측정, 퍼트할 때 뇌의 활동이 평상시보다 월등히 왕성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는 곧 골프가 치매나 중풍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소재 명문 사립대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의 아미르 소아스 박사는 정신적 육체적 운동이 뇌를 노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그중에서도 '읽고 읽고 또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서, 글자 맞추기, 퀴즈, 체스 등과 함께 골프를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운동으로 꼽았다. 홀마다 적절한 공격 루트를 찾고, 그린 위에서 홀컵에 이르는 복잡한 길을 찾아내는 것은 바로 독서와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는 골프가 독서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창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느 여가 활동보다 뇌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볼 앞에 설 때마다 'Be creative or die'를 떠올려 보자.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