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넘는 스포츠클라이밍

사진=월간 아웃도어

등반을 뜻하는 클라이밍은 손과 발을 이용해 가파른 벽을 오르는 활동을 말한다. 그중 스포츠클라이밍은 자연암벽을 본 따 암벽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고 다양한 형태의 인공 홀드를 고정시켜 등반하는 스포츠다. 자연암벽은 영구 확보물이 없어 위험도가 높지만 스포츠클라이밍은 고정된 영구 확보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실제로 클라이밍 경기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1980년대부터 인공암벽에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가 조직됐으며, 리드와 스피드 클라이밍 종목으로만 진행되다가 1990년대 말 볼더링 경기가 추가됐다.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는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리드 경기는 안전벨트와 로프를 착용하고 15m의 인공 벽에 설계된 루트를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경기다. 높은 지점에 오른 순서에 따라 순위가 가려지며, 이때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등반 시간이 짧은 선수가 승리하게 된다. 로프를 퀵드로에 걸면서 차례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높은 지구력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스피드 경기는 로프를 한 채 15m 높이의 벽을 완등 지점까지 가장 빠르게 올라야 한다. 벽의 경사는 95도이며 보통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진행한다. 5초에서 7초 사이에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빠른 속도가 관건이기 때문에 순발력과 폭발적인 힘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마지막으로 볼더링은 4.5~5m의 벽 코스를 안전 장비 없이 오르는 종목이다. 벽의 경사나 코스의 과제에 따라서 난이도가 다르며, 세계적인 경기에서는 완등하는 선수가 소수일 정도로 난도가 높은 문제가 출제된다. 실내 클라이밍장 대부분이 볼더링 방식으로 설계됐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힘과 균형의 스포츠
스포츠클라이밍은 지난 2016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과거에 비해 더욱 대중적인 스포츠로 탈바꿈했다. 실내에서 하는 스포츠클라이밍은 위험과 부상은 최소화하면서 근력과 지구력 등을 키울 수 있으며, 도심 곳곳에 실내 클라이밍장이 많이 등장해 접근성도 좋아졌다. 날씨를 종잡을 수 없고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너무 더운 여름철, 시원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스포츠클라이밍은 홀드를 잡고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동작이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은 근력이다. 홀드를 잡고 버틸 악력과 다음 홀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팔의 근력과 함께 다리의 근력도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손으로 진행 방향을 정하고 다리로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팔로만 체중을 감당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금세 지쳐버리기 때문에, 체중을 지탱하는 것은 하체 근육의 역할이다. 진행 방향의 홀드로 나아갈 때 몸의 중심을 바꾸기 위해 발이 먼저 이동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스포츠클라이밍은 전신 근력을 키워주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몸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어떤 홀드를 어떻게 잡을지, 발을 어떻게 사용할지 등 다양한 클라이밍 기술을 익히다 보면 절로 지구력과 유연성이 상승하고, 몸의 균형이 잡힌다.

가장 중요한 장비, 암벽화
스포츠클라이밍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필요한 장비가 적은 편이다. 하나만 제대로 준비하면 클라이밍에 입문할 수 있다. 바로 암벽화다. 암벽화는 발을 잘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때문에 들뜨지 않고 내 발 모양에 잘 맞는지, 접지력이 충분한지 살펴야 한다. 암벽화는 발을 잘 지지하기 위해 맨발로, 발에 딱 맞는 사이즈로 신는 것이 좋다. 보통 클라이밍 선수들은 발가락이 꺾일 정도로 작은 사이즈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암벽화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라면 심한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발에 맞는 사이즈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암벽화는 용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슬랩 등반을 위한 프릭션, 작은 홀드도 잘 딛고 올라가기 위한 엣지, 오버행이나 크랙을 위한 크랙, 다양한 움직임에 유용한 자유 등반용 암벽화로 나뉜다. 클라이밍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는 자유 등반용 암벽화를 구매한 후,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췄을 때 용도에 맞는 암벽화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