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레이더] 주성엔지니어링, 적자에도 투자 체력은 탄탄
증권가 전망도 엇갈려…수주잔고 감소세 속 하반기 수주 촉각
<편집자주> 올해 국내 증시는 AI 반도체 쏠림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 개선에 기반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일부 소부장 종목은 실적이나 재무 여건 대비 과도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출처= 주성엔지니어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2/552778-MxRVZOo/20260602150444655hnej.jpg)
주성엔지니어링이 부진한 실적에도 안정적인 재무를 바탕으로 미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시장의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기업으로 가장 많이 주가가 상승한 곳은 주성엔지니어링이다. 연초 2만77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1일 종가 18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장 중 25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약 570% 뛰어 같은 기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199.19%)와 SK하이닉스(262.98%) 상승폭을 크게 상회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과열 신호도 포착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두 차례나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4월 23일에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매수세가 꺾이지 않자 한국거래소는 5월 12일과 14일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도 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에는 2027~2028년을 향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원자층박막성장(ALG) 제조 장비가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세계 최초의 ALG 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출하했다. ALG 장비는 웨이퍼 위에 원자가 최적의 위치에 결합한 뒤 스스로 자라나게 하는 방식으로, 원자층증착(ALD) 차세대 기술이다.
갈수록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수직 적층 구조 트랜지스터로 전환하고 있어 수직 적층 구조에서도 균일한 박막 성장이 가능한 ALG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ALG 기술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등에도 확대 적용돼 신규 시장 진출 및 매출 다변화가 기대된다.
![주성엔지니어링 광주캠퍼스 전경. [출처= 주성엔지니어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2/552778-MxRVZOo/20260602150446083tmaz.jpg)
◆R&D 투자에 반토막 난 매출과 영업적자…버틸 힘은 충분
높은 기대와 달리 현재 성적표는 부진하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7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24.1%, 67.8%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적 악화의 1차적 원인은 수주 감소 때문이다. 2023년 말 수주 잔고는 2887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말에는 고객사들의 투자 축소와 지연이 겹치면서 수주잔고가 977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746억원까지 줄었다. 매출 핵심인 반도체 장비 잔고가 653억원까지 감소하자 실적도 위축된 것이다.
또 다른 실적 악화 요인은 연구개발(R&D) 투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막대한 R&D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2021년 약 500억원 수준이었던 R&D 비용은 지난해 106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254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46.28%에 달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래 차세대 기술을 위한 R&D 팹(Fab) 공간 확보를 목표로 용인 R&D 신규 연구소에 1000억원대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4년 2250억원에서 지난해 31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수주 잔고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단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R&D로 쓰는 돈이 많은 적자 국면임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의 재무 건전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400억원이다. 반면 이자부차입금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연 2.0%의 저금리로 빌린 시설자금대출 450억원뿐이며, 이마저도 만기가 2030년으로 길다.
![주성엔지니어링 ALD & CVD 장비. [출처= 주성엔지니어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2/552778-MxRVZOo/20260602150447396yxgs.png)
◆증권가 엇갈린 시선…실적 개선 기대감 있지만 실제 수주 여부 중요
실적과 주가의 높은 괴리에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평가 나오는가 하면 실적 확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4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뒤 유지하고 있다. 호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선반영됐고, SK하이닉스와 중국 CXMT 신규 발주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내년에야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028년 주성엔지니어링의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D램 고객사향 반도체 장비가 연내 출하 예정으로, 2028년부터 북미 고객사향 반도체 장비 양산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고, 태양광 장비 매출액만 2028년부터 1조원을 반영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고객사로의 매출 다변화와 태양광 양산 장비로의 시장 확장을 통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정책 방향과 기술 유출 방지 및 공급과잉 해소를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 모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주성엔지니어링이 AI 관련 수요 확대로 D램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대표적인 수혜업차라면서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장비 매출의 본격화와 R&D 투자를 바탕으로 유리기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1분기 실적이 저조하지만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되면서 작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R&D 투자 확대가 단기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지만 반도체 신공정 상용화와 태양광 전지 장비 상용화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단기 실적 대비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높아, 하반기 실제 고객사들의 발주와 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공시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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