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연평균 배당성향만 35%…내년 밸류업 공시, 50% 제시하나
삼성증권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 계획을 내년으로 미룬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의 배당성향이 밸류업 공시를 기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처럼 50% 목표치를 제시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떠오른다. 삼성증권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전부터 최근 5년간 연 평균 35% 안팎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며 증권 업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분류돼왔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다음 달 말일쯤 이사회를 열고 올해 결산 배당 규모 등을 확정한다. 지난 16일에는 이미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결정했다.
삼성증권의 올해 연간 실적이 최근 20년 동안 202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총 배당규모 역시 예년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증권의 1주당 배당금(DPS)은 3498원으로 전망됐다. 이를 발행주식총수를 단순 곱하면 이번 결산때 3124억원의 현금을 배당으로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4개월 전 추정치였던 2867억원보다도 9%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7513억원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 5474억원을 뛰어넘은 상태다. 연간 누적 순이익은 8815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대비 61%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조클럽 입성이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역시 배당성향은 35.4%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배당성향은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배당으로 사용한 현금 비율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5년 동안 평균 배당성향 36%를 기록했다.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9년과 2020년으로, 38.7%가 최고치였다. 삼성증권은 2016년 28.5%를 마지막으로 배당성향이 30%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 맏형격인 삼성생명은 또 다른 보험 계열사 삼성화재와 함께 배당성향 50% 달성 목표를 일찍이 제시했다. 상장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아직 밸류업 공시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증권이 그룹 계열사 기조에 따라 밸류업 공시에 배당성향 50%를 목표치로 제시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업계의 관심이 삼성증권에 쏠리는 것은 배당성향부터 이미 관련 업계에서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미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증권사들의 발표 내용을 보면 대부분 배당성향을 포함한 주주환원율 30% 이상,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정도로 요약된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사업 추진 전략에 대한 내용을 주주들에게 공유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삼성증권의 ROE는 3분기 누적 기준 실적을 토대로 연환산할 경우 14.5%로 집계된다. 올해를 제외하고 최근 5년 평균 ROE는 10.1%, 10년 평균 ROE는 8.4%에 불과한 만큼 경상적인 ROE 달성 목표치로도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다른 증권사들보다도 높게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 시점이나 예고 공시 예정일 등은 정해진 게 없다"며 "삼성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공시를 함께 진행할 지, 아니면 삼성생명을 포함한 삼성금융 차원에서 밸류업 공시를 진행할 지 여부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