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홀딩스 줌인]③ 일진전기 활용한 실탄 마련…성장 발판 될까

/사진 제공=일진홀딩스

일진홀딩스는 최근 핵심 자회사인 일진전기의 지분을 활용해 자금 운용 방식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진전기의 실적 개선으로 가치가 높아진 시점에 보유 지분을 직접 유동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회사 지분을 장기 보유 자산에만 두지 않고 추가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주사, PRS·EB로 잇따라 조달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홀딩스는 최근 일진전기 주식 116만93주를 기초자산으로 10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결정했다. 처분 규모는 자기자본의 8.68%이며 거래가 완료되면 일진홀딩스의 일진전기 직접 지분율은 47.76%에서 45.32%로 줄어든다. 처분 예정일은 내달 20일이다.

이번 계약은 특수목적회사(SPC)와 장외파생상품 형태의 PRS를 체결하는 구조다. PRS는 보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매각한 뒤 향후 해당 주식의 매각금액과 정산기준금액의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기준가격은 주당 8만6200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일진홀딩스는 일진전기 지분을 활용해 교환사채(EB) 발행도 단행했다. 회사는 지난해 9월 일진전기 보통주 236만8994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1000억원 규모의 1회차 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환가액은 4만2212원으로 표면·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설정됐다.

EB로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 100억원, 채무상환자금 200억원, 자회사 운영자금 지원 및 신사업 투자 500억원, 계열사인 일진디앤코 출자 자금 200억원으로 나뉘었다. 일진전기 지분을 한 번에 현금화하기보다 EB 구조를 통해 자금 조달과 지분 활용을 병행한 것이다. 일진전기의 주가가 높은 시기였던 만큼, 자회사 가치가 높아진 구간에서 투자 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정적 재무구조…투자재원 마련 방점

재무 여건을 감안하면 이번 PRS 계약은 급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일진홀딩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자금은 6145억원, 순현금은 4461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078억원 유입을 기록해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자금 조달을 통한 지분 변화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지난 2월 교환사채권 행사로 일진홀딩스가 보유한 일진전기 주식은 71만698주 줄었고 직접 보유 지분율도 49.25%에서 47.76%로 낮아졌다. 특별관계자 합산 기준 보유 비율도 50.15%에서 48.6%로 줄었다.

일진홀딩스가 PRS 계약을 결정한 배경에는 최근 일진전기의 수주 흐름도 있다. 일진전기는 지난 1월 미국 판매법인을 통해 1977억원 규모의 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이달에는 캐나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12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북미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대형 수주가 이어지면서 일진홀딩스가 보유한 일진전기 지분 가치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기업가치 제고 방향도 맞물려 있다. 회사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현금배당 중심의 주주환원정책 개선과 배당절차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6.1%, 이익배당금은 92억원으로 전년보다 33.3% 늘었다. 투자 확대와 동시에 주주환원 강화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확보한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진홀딩스는 이번 자금 조달의 목적을 미래 성장 투자 재원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번 거래 외에 추가적인 일진전기 주식 매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 EB에 이어 특정 투자 집행보다 향후 성장 기회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 확보 차원인 것이다.

일진홀딩스 관계자는 "보유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그룹 차원의 성장 기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며 "적절한 투자 타이밍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을 확보해 두기 위해 PRS 계약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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