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줄고 가격 변수까지..주류시장 셈법 복잡
초저가 소주 등장으로 가격 변수까지 부상
업계, 해외·저도주 전략으로 돌파구 모색

| 서울=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주류 소비 전반이 둔화되는 가운데 1000원 이하 초저가 소주까지 등장하면서 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문화가 변화하며 수요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가격 변수까지 더해지며 업황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 주류 시장은 구조적인 수요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회식 문화 축소와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도주와 무알코올 음료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주와 맥주 중심의 전통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외식 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업소용 채널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수입 주류 시장 역시 위축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위스키 수입 중량은 2880t(톤)으로 전년 동기 4012t 대비 2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 중량도 9730t에서 9536t으로 2% 줄었다. 지난해 전체 주류 수입액은 12억7374만달러로 2년 전보다 13.5% 감소하며 프리미엄 소비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초저가 소주의 등장은 또 다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충청권 주류기업 선양소주가 동네슈퍼 전용으로 선보인 990원 소주 '착한소주 990'은 한정 물량임에도 소비자 체감 가격을 크게 낮추며 주목받고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 환경에서 '소주는 더 싸게도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기존 가격 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전략까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은 지속되고 있지만, 소비 위축으로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초저가 제품 등장으로 가격 저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채널로 소비가 쏠릴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음식점 등 업소용 시장에서는 가격 괴리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는 내수 침체 속 해외 시장 확대와 제품 전략 다변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약 8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올해도 현지 마케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소주 브랜드 '새로'의 도수를 15.7도로 낮추며 저도주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주류 부문에서 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진로' 소주의 도수를 15.7도까지 낮췄다. 또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는 젊은 층들의 K맥주 소비가 증가한 몽골을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삼고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번 초저가 소주는 한정 물량으로 공급되는 이벤트성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판매 효과보다 소비자 가격 인식 변화 여부가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이벤트 성격이 강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기준이 낮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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