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완속충전기, 충전량 제어 불가능?...직접 알아보니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완속충전중인 테슬라 모델3/사진=조재환 기자

현재 국내에 설치된 주요 전기차 완속충전기가 전기차 충전량을 제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일부 학계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직접 완속충전기에 연결된 전기차의 상태를 알아보니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또 완성차 제조사들이 조금 더 정교화된 충전량 제어 시스템을 모바일 앱에 구축하면 전기차 사용자들이 다양한 조건에서 완속충전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지상주차장에 설치된 완속충전기를 2021년형 테슬라 모델3에 연결해봤다. 테슬라가 제공한 완속충전용 J1772 어댑터를 연결한 후 충전기에 카드를 태그하니 약 5초만에 충전이 시작됐다.

화면에 나타난 충전기의 최대 유효전류량은 30A(암페어)였다. 테슬라 모바일앱에 확인해보니 30A 충전을 진행할 경우 최대 6㎾의 충전 출력이 진행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때 테슬라 모바일앱이 유효전류량을 16A로 줄여보니 충전 출력이 기존 6㎾에서 3㎾로 줄어들었다. 배터리 잔량 41%에서 30A 충전을 진행했을 때 배터리 80%까지 4시간 55분 충전할 수 있다고 떴지만 16A가 됐을 때 충전 가능 시간은 8시간 30분으로 늘어났다.

테슬라 모바일 앱은 사용자가 유효전류량(A)을 설정해 충전 출력을 조절시킬 수 있다. 충전 시작 당시 30A로 연결됐을 때는 차량 최대 충전 출력이 6㎾로 나왔지만 16A로 낮추니 충전 출력이 3㎾로 줄어든 모습이 확인된다. /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 모바일 앱에 '충전중지' 버튼을 누르니 서울 예술의전당에 설치된 충전기 화면에는 '유효전류량'이 0A로 떴다. 이 때 어떠한 전력이 차량에 들어오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사진=조재환 기자

이 때 모바일 앱에 충전 중지를 누른 후 충전기 모니터를 살펴봤다. 이 때 충전기에는 ‘충전이 종료됐습니다’라는 문구가 뜨지 않았지만 유효전류량이 0A로 떴다. 또 충전시간과 충전량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늘어나지 않았다. 운전자가 원격으로 충전을 종료시켰을 때 1㎾의 충전 출력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때 다시 모바일 앱 상에 ‘충전 시작’ 버튼을 누르니 정상적으로 6㎾ 출력의 완속충전이 재개됐다.

현재 서울 예술의전당 충전기외에 전국에 설치된 대다수의 완속충전기들은 차량의 충전 관련 제어에 따라 배터리 충전량이나 충전 출력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한 충전기 회사의 경우 한국산업기술기험원장 명의로 획득한 검정필증과 KC인증 획득 사실을 알리며 안전한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렸다.

충전기 업계 관계자는 "이미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이 설치한 완속충전기들은 기본적으로 전기차가 주는 신호에 따라 충전을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충전량 제어를 통해 충전기에 이에 맞춰서 충전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차/기아, 벤츠, BMW 모바일 앱 전기차 충전 제어 화면. 현대차, 기아, 벤츠는 모바일 앱에 급속충전과 완속충전량을 %로만 설정시킬 수 있다. 반면 BMW는 테슬라처럼 모바일 앱을 통해 유효전류량(A)을 사용자가 설정시킬 수 있다. /사진=독자 제공

테슬라 뿐만 아니라 현대차, 기아, BMW, 벤츠 등도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배터리 충전량이나 유효전류량 설정이 가능하다. 현대차, 기아, 벤츠 등은 모바일 앱에서 충전량을 퍼센트(%)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유효전류량 설정은 할 수 없다. BMW의 경우 충전량, 유효전류량 뿐만 아니라 충전이 종료될 경우 충전 케이블을 자동으로 잠금 해제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완성차 업체가 제공하는 모바일 앱 소프트웨어 역량에 따라 각자 안전하게 완속충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사실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 국내에 설치된 모든 완속충전기를 ‘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기능이 갖춰진 충전기로 교체하는 것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 발표를 통해 “충전량을 제어하여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함께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해 화재예방을 강화한다”며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사용연한, 주변 소방시설 등을 고려해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순차적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말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PLC 기능이 갖춰진 충전기를 뜻한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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