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고 세련된 집, 수원 조원동 ‘해움주택’

아파트로 대변되는 현대의 주택 구조는 편리한 반면에 마당 있는 집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겐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다층적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고, 똑같은 위치에 배치되는 가구들과 가전, 그리고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많은 이들이 정서적 문제와 창의력 말살을 토로하기도 한다. 광교산 자락에 콤팩트한 모듈러 전원주택을 지은 건축주 또한 오랫동안 이러한 문제로 시달렸다. 아파트를 선호한 건축주 아내와 달리 남편은 아파트 공화국에 많은 회의와 실망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비염이 심한 남편이 시골에 있다 아파트에 들어서면 기침을 많이 해 건강이 염려됐고,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남편의 성화와 끈 질긴 설득 에 못 이겨 집을 짓는 데 동의하게 됐다.

이형우 기자 | 사진 박지현 기자 | 협조 플레이서스, 투바이포 www.2x4.co.kr 031-829-0386

진입 동선에 위치한 입구와 현관
HOUSE NOTE
DATA

위치 수원 장안구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경량목 구조
대지면적 279.00㎡(84.54평)
건축면적 54.14㎡(16.40평)
연면적 74.68㎡(22.63평)
1층 51.12㎡(15.4 9평)
2층 23.5 6㎡(7.14평)
건폐율 19.41%
용적률 26.7 7 %
설계기간 2023년 11월 ~ 2023년 12월
시공기간 2024년 2월 ~ 2024년 4월
설계 및 시공 (조경 포함) PLACERS(플레이서스)
054-335-6729, www.placers.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롱브릭타일(20T) +
목재루버(방킬라이)
데크 - 건식 타일공법(페데스탈 타입)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강화마루
단열재 지붕 - 경질폼
외벽 - 비드법 50 t
내벽 - 인슐레이션 R-2 7
창호 A E VO 독일식 시스템창호 031-829-0386
현관문 A E VO 단열도어 www.2x4.co.kr
주방기구 제작가 구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건식 전기온 수난방
진입 동선에 위치한 입구와 현관

집을 짓기로 결정한 후 건축주 부부는 3년 전 광교산 자락의 현 전원주택지구의 부지를 구입했다. 문제는 금전적인 문제였다. 살던 광교 아파트가 경기 침체로 팔리지 않는 데다 대출 금리마저 높아지는 악재가 겹쳤다. 하지만 집을 짓기로 한 이상 아파트 가 팔리기 전까지 버텼고, 시간 을 내서 여러 건축사 무소와 시공사 를 방문해 상담을 받 았다. 건축 관련 박람회를 찾아다니고, 인터넷을 통한 주택 서치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활 용할 수 있는 자 금 규모의 최대치를 다시 산정해보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사전 준비를 마친 후 연면적, 가 족 구성원, 생활 방식, 희망 건축 사양 등을 고려해 집을 건축할 업체를 선정했다.

안마당으로 낸 창을 통해 싱그러운 풍경이 눈 에 들어온다.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복도 공간
퍼블릭 공간인 다이닝에서 바라본 욕실과 복도. 정원과 연결된 큰 창과 벤치는 잠깐의 휴식과 담소가 가능한 공간이다.
다이닝 공간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해 데크와 연 결함으로써 밖의 풍경을 내다보는 시선뿐만 아니라 사용성의 확장까지 꾀했다.
일자형 주방 위 창을 통해 보이는 대나무 뷰가 햇빛에 더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정원을 최대한 품을 수 있도록 전면창을 낸 대신 인근 부지와 접한 면에는 고측창을 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안방. 엔지니어인 남편 건축주의 기타 연주 실력은 탈아마추어급이라 한다.
정원을 최대한 품을 수 있도록 전면창을 낸 대신 인근 부지와 접한 면에는 고측창을 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안방. 엔지니어인 남편 건축주의 기타 연주 실력은 탈아마추어급이라 한다.

바람길이 있는 도심의 집

본 주택은 광교산 계곡을 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주는 이러한 자연환경을 최대한 집에 담기를 원했다. “텃밭에서 일하고 와 마당에서 씻을 수 있는 야외 수돗가와 마당에서 앉아서 쉴 수 있는 툇마루를 갖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마당의 작은 정원을 넘어 근처의 숲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깨끗한 바람이 집을 휘감으며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 즐거
움 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도심 안에 있어 직장이 가깝다는 점도 부지 선택의 주요인이었다. 전원주택은 일반적으로 도시와 떨어진 곳에 지어져 직장인의 경우 직주근접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사람도 많이 붐비지 않고 공기도 좋아 도심 속에서 자연과 어울리며 사는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퇴근이 기다려지는 즐거운 집이 되고 있습니다. 방문한 지인들도 ‘도시 속 세컨하우스’ 같다며 좋은 평가 를 해줘 만족 감이 배가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안락한 휴식 공간인 2층 안방에는 햇빛이 방안 깊숙이 유입되고 마운틴 뷰가 가능하도록 창호를 크게 냈다.
샤워실과 화장실을 분리한 욕실 공간
복도와 접한 곳에 설치한 건식 세면대
2층에는 안락한 휴식공간인 방과 편의성이 뛰어난 멀티룸, 작은 화장실 등을 배치했다. 딱 있을 것만 있는, 요란하지 않은 집이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하고 세련된 집

주택은 공간별로 컨셉을 담되 도심지에 위치한 부지 특 성상 프라이버시 확보가 이루어지도록 배치했다. 진입 동선을 유지한 가운데 건물 전체의 배면을 도로 쪽으로 설정해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도로와 접한 면을 정면으로 설정하 는 일반적인 패턴에 변화 를 준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가까 운 광교산을 조망하고, 동남 방향으 로 충 분한 채광이 가능한 정원 공간이 마련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현관을 들어서면 정원과 시선이 맞닿는 작은 복도를 마주하게 된다. 복도 좌측은 프라이빗한 공간인 침실과 욕실이고, 우측은 퍼블릭 공간인 주방이다. 침실은 정원을 최대한 품 을 수 있도록 개방감 있는 전면창을 코너를 기준으로 구성했다, 반면, 인근 부지와 접한 면은 고측창으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자연과 시선이 맞닿는 확장된 공간이며, 자연스러운 내외부 통행이 가능하다. 욕실의 경우 사용 빈도가 높은 세면대는 복도와 접한 곳에 건식으 로 구성하고, 샤 워실과 화 장실을 구 분해 분리 사용이 가능토록 했다.

부엌은 일자형 주방과 작은 다용도실로 구성했다. 주방가 구 위로 충분한 창을 내 채광을 확보하고, 창 너머로는 대나무 를 식재해 도 로 뷰로 인한 삭막함 을 해소했다. 다이닝 공간 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해 데크 와 연결했다. 풍경으 로의 시선뿐만 아니라 사 용 성의 확장까지 의도한 것이다. 2층 방에는 광교산 조망과 충분한 채광이 가능한 창호를 내 따뜻하고 안락한 휴식 공간이 되도 록 했다. 조망 및 채광 등의 요 소가 크게 필요 없는 멀티룸 은 드레스룸, 작은 서재 등으 로 활용토록 했다. 편의성을 위해 작은 화 장실도 배치했다.

리얼징크와 롱브릭타일로 마감한 지붕과 외벽이 독일식 시스템 창호와 어우러져 안정감을 준다.
인근의 숲과 계곡에서 바람길을 타고 내려온 청정한 바람은 정원과 집을 휘감는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집은 예쁜 마당이 있어서 가능하다.
드론을 통해 상공에서 바라본 주택

콜라보로 지은 집

건축주는 이번에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집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계와 시공은 물론 조경까지 맡아 수행한 플레이서스의 꼼꼼한 일 처리와 열린 자세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 업체의 디자인 취향에 공감해 일을 맡겼는데 업체 대표와 팀원들과의 콜라보로 스토리와 풍경이 있는 근사한 주거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와 어울리면서도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재료를 쓰길 원했는데 싱크대와 내장재 등을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친환경 자재로 마감해준 점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예비 건축주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토목이나 조경, 단열 등 준공 후 바꿀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투자 는 과감하게 하라고 말한다. 재정 규모를 꼼꼼히 따져야겠지만 차후의 하자나 보수, 싫증 등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시설 투자가 외려 실익이라는 것이다. 준공 전에 콘센트나 가 구 위치 등 을 미리 생각 해두고, 벌레가 유입되지 않도록 실리콘 작업을 촘촘히 하라는 깨알 같은 팁도 첨언했다.

“이번에 집을 지으면서 업체 조언을 받아 들여 주방 창호 외부에 롤링 셔터를 설치했는데 추울 때는 냉기를 막아주고, 여름에는 한낮의 햇빛을 차단시킬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배려, 즉 전문가로서 대우하 는 것이 건축주에게도 이익이 됨을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