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순수의 기억과 초현실의 풍경,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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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한 감수성을 상기시킨다.
일상적 오브제를 색다른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초현실적 풍경을 만드는 채지민과 어린 시절의 기억, 감정을 은유하는 함미나 작가가 참여해 회화 및 설치 38점을 선보인다.
작품으로 둘러싸인 작은 숲을 거닐다 보면 평온한 아이들의 미소와 순수했던 한때가 기억 속에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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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어린왕자』에서 출발해, 관객의 순수한 감수성 되짚어
채지민·함미나 작가 참여…회화 및 설치 38점 선봬

누군가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설렘과 행복감이 온전히 담긴 이 문장이 예술과 만나 초현실의 신비로움, 따뜻한 치유의 메시지를 품은 전시로 펼쳐졌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한 감수성을 상기시킨다.
일상적 오브제를 색다른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초현실적 풍경을 만드는 채지민과 어린 시절의 기억, 감정을 은유하는 함미나 작가가 참여해 회화 및 설치 38점을 선보인다.

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과 언제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문,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새가 함께 놓인 채지민의 작품 '들어가지 마시오'는 '들어가지 마시오', '들어가시오'의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했다.
관람객은 평면을 벗어난 공간 위에 직접 올라 작품을 즐기고,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상의 소재를 낯선 감각으로 느끼며 초현실적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두 작가가 따로 또 같이 꾸민 듯한 작품들이 기다린다. 쨍한 햇살을 닮은 주황과 자연의 초록빛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만든다.
채지민의 '압도적인 벽' 시리즈는 2차원 캔버스에 3차원적 공간감을 불어넣어 시각적 괴리감을 드러낸다.
이 중 '압도적인 벽 아래에서'는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주황색 벽은 전시장 바깥과 복도를 침범하듯 뻗어 나와 있는데, 작가의 회화적 시도가 공간으로 확장된 형태로 색과 규모로만 존재하는 면 그 자체를 탐구한다.
그 앞에는 정삼각형 호수에 빠져들어 가는 라바콘이 있고, 벽을 지나면 하늘에서 라바콘들이 떨어지는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함미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주로 선보인다.
'숲' 시리즈는 작가가 어릴 적 산딸기를 따러 다니고, 외할머니의 토마토밭에서 뒹굴던 행복했던 순간들을 표현한다.
작품으로 둘러싸인 작은 숲을 거닐다 보면 평온한 아이들의 미소와 순수했던 한때가 기억 속에 피어난다.
아이들의 놀이를 포착한 '숨바꼭질' 시리즈는 뒤돌아 숫자를 세는 긴장감과 숨어있는 때의 초조함, 뛰노느라 상기된 마음 등 유년기의 몰입감이 화폭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순히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추억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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