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투어 도전 후에 감 잃었던 함정우 "가족의 힘으로 우승까지" [KPGA 골프존·도레이오픈]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 동안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10억원)이 펼쳐졌다.
KPGA 투어 대표주자 함정우는 마지막 날 6타를 줄여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시즌 첫 승을 기록한 함정우는 경기 후 우승 인터뷰에서 "사실 올해는 우승을 할 줄 몰랐다"고 말문을 열면서 "미국 PGA 콘페리투어를 다녀온 후 감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함정우는 "올해는 최대한 감을 끌어올린 후 '2025년에 다시 한번 날아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뜻밖에 우승을 했다. 이번 우승은 마치 '딸 소율이'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함정우는 "투어에 데뷔한 후 제네시스 포인트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해외 투어 대회를 병행하면서 KPGA 투어 성적이 좋지 못했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데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못해 주변 분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언급한 뒤 "가족들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해줬고, 그 힘으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18번홀(파5) 버디가 우승에 결정적이었던 함정우는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냈고 세컨드 샷도 잘했다. 벙커에 빠졌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린 근처에 가보니 벙커에 빠져 있었고, 40야드 정도 거리였는데 어려운 라인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어프로치 후 퍼트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10m 정도 거리에 지나가게 끔 쳤는데 쏙 들어갔다"고 기뻤던 순간을 돌아봤다.
'몇 번 홀부터 우승에 대한 생각을 했나'는 질문에 함정우는 "15번홀(파4)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하고 16번홀(파4) 티샷은 나무를 맞고 들어왔다. 그리고 18번홀 버디까지 사실 모든 운이 따라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다시 기회가 된다면 PGA 투어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함정우는 "하고 싶다. 큐스쿨 1차부터 치는 것은 너무 힘들다. 사실 제네시스 대상을 받고 도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함정우는 "콘페리투어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기도 했다. '안주하면 골프는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미국에 있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문화가 다르니 어려운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짧았던 미국 도전을 언급했다.
또 함정우는 "콘페리투어를 뛰면서 한국과는 환경이 정말 달랐다. 페어웨이가 넓고 코스가 길어 티샷을 멀리 쳐 두면 유리한 코스가 많았다. 한국에서도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는 편인데 해외 선수들을 따라가려고 하다 보니 스윙 시퀀스나 타이밍이 모두 흐트러졌다. 연습을 많이 해봤는데도 잘 잡히지 않았다"면서 "작년에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면서 운을 다 썼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올해는 감을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힘들 때 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는 질문에 함정우는 "사실 아내(강예린 프로)에게 레슨까지 해달라고 했다. 같은 선수로서 아내가 공감을 많이 해줬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해 하기도 했다. 그래도 18홀 완주를 목표로 하자고 했고 마지막에 웃으면서 들어오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터닝포인트 삼아 다른 목표에 대해 함정우는 "우선 3승이다. 작년에 (고)군택이가 부러웠다. 작년에 제네시스 대상을 받았을 때도 꾸준하게 치다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해 제네시스 대상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함정우는 "꾸준하게 잘 치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 시즌에 우승을 여러 번 하는 것도 해보고 싶다. 다음 대회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타이틀 방어전이다. 우선 예선 통과를 목표로 주말에도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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