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인 20살 아파트를 ‘요즘 부부’가 고치자?! 어머나~
안녕하세요. 저희는 5년 연애 끝에 작년 5월에 가정을 이루게 된 1년 차 신혼부부 @du._.house입니다.
신혼집 리모델링 과정에서 오늘의집을 매일 몇 시간씩 들여다보고 고수님들의 사진을 수천 개 스크랩한 오늘의집 '찐 유저'로서, 저희 집을 소개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막상 온라인 집들이를 작성하려니 너무 부족한 집이라 민망하기도 하지만, 제가 수많은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제 글이 누군가에게 유용한 정보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희 집은 20년 정도 된 복도식 구축 아파트입니다. 둘의 출퇴근 거리와 예산 등을 모두 고려하여 성동구 쪽의 구축 24평짜리 아파트를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20년간 한 번도 수리되지 않은 오리지널 그 자체의 모습이었는데요, 올 리모델링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설프게 고쳐진 집보다는 아예 아무것도 없는 집도 괜찮겠다 생각했습니다.
채광이나 뷰가 기가 막히게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복도식 아파트지만 한 층에 집이 많지 않고, 끝 집이라 작은방들의 창문이 복도를 향해 나 있지 않다는 점, 흔한 복도식 20평대 2bay 구조와 조금 다르게 현관문을 열자마자 긴 일자 복도와 안방이 보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 끌렸습니다.
그리고 단지 내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있고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많이 뛰어노는 정겨운 모습에 미래까지 고려하여 이 집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1. 도면
저희 집 도면입니다. 현관에 들어와서 ㄴ자로 꺾이는 조금 특이한 구조죠? 어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공간 로스가 생긴다고도 하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위에 언급한 대로 안방이 바로 보이지 않는 구조라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은방의 창문들도 활짝 활짝 열어둘 수 있어 좋습니다.
참고로 구축 아파트라 그런지, 네이버에서 찾은 도면은 저희 집과 좌우 반전된 버전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의 도면을 좌우 반전시킨 후, 아이패드를 이용해 셀프로 도면을 따서 만들었습니다. 아이패드와 오늘의집은 제가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입니다. ㅎㅎ
인테리어 과정
저희의 사정상 결혼 1년 전 집 매입, 결혼 6개월 전 리모델링을 하게 된 상황이었고, 그동안 남편이 먼저 들어가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이리저리 치수를 재보고 공간을 충분히 구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간 별로 원하는 시공 내역, 자재나 분위기 등을 PPT로 정리해 보았고, 6군데나 되는 턴키 업체에 상담을 다녔습니다.
오늘의집에서 찾은 저희 아파트를 시공해 본 적이 있는 업체, 인스타에서 본 업체, 대기업 등 다양한 업체에 상담을 다녔는데요, 각 업체가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최종적으로 결정한 업체는 '모노라이프 인테리어'라는 업체인데, 처음 상담 갔을 때부터 제가 미리 보내드린 PPT를 하나하나 자세히 보시며 성심성의껏 상담해 주시고, 저희의 예산에 맞춰주시려고 이런저런 대안도 알려주시는 적극적인 모습에 신뢰가 가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디자인을 해주신다든가, 3D 도면을 그려주신다든가 하는 건 없어서, 도면을 그릴 수 있는 앱을 찾아서 셀프로 그려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앱을 다 다운 받아서 사용해 봤는데, 무료 버전 내에서 제가 원하는 모습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Planner 5D'라는 앱으로 최종 구현해 보았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나름 잘 만들어보지 않았나요? ㅎㅎㅎ 자 그러면 이제 도면대로 구현이 잘 되었는지 거실, 주방, 서재, 욕실, 드레스룸, 현관, 침실, 베란다 순으로 공간별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거실 Before
충격적인 비포 사진입니다. 정말 날 것 그 자체인 게 보이시죠? (남편이 한창 바쁠 때였던 거 같습니다 ㅎㅎ 널브러진 짐들은 눈감아 주세요...ㅎㅎ)
거실 After
짠! 달라진 거실의 모습입니다. 사실 처음 리모델링을 구상할 때는, 막연하게 밝은 우드 색상이 많이 들어간 따뜻한 분위기의 집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업체와 상담을 하고 자재를 고르고 남편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화이트~그레이지 톤에 전반적으로 채도를 많이 뺀 느낌으로 지향점이 변화했습니다.
포인트를 줄 때는 블랙이나 어두운 우드 색상 또는 스틸 소재로 주고요. 아마 저도 몰랐던 제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남편과 서로 취향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변화한 지향점의 가장 key가 되는 것이! 바로 바닥재인 '동화마루 나투스진 그란데 사하라 라이트'입니다. 큼지막해서 타일 같은 분위기도 나면서 '그레이지' 톤의 정석이라 저희 집 분위기를 가장 잘 잡아주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어두운 회색이나 아주 짙은 갈색의 바닥재도 예뻐 보였지만, 20평대 집에 하기에는 집이 너무 좁아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밝으면서도 저희가 원하는 색감을 구현해 줄 바닥재를 고른 것인데, 1년간 생활해 본 결과 개인적으로 관리도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조명에 따라, 낮/밤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게 매력 포인트이고요, 바닥을 배경지 삼아 제품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와요!
선물 받은 디퓨저를 놓고 찍어봤는데, 괜찮지 않나요? 선물 주신 분께 사진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어디서 찍은 거냐고 궁금해하셨답니다. ><
TV는 처음부터 삼성 더프레임 TV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더프레임 TV의 액자 느낌을 극대화하면서 전선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가벽을 9~10cm 정도 치고 반매립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좁은 거실, 더 좁아 보일까 걱정도 했지만, 막상 하고 나니 큰 차이는 없는 것 같고 TV 부속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좋습니다. 정면에서 쳐다본 저희 집 TV 벽면, 깔끔하죠?
가벽 치면 좋은 점 하나 더! 바로 병렬형 스위치를 설치할 수 있답니다. 볼 때마다 너무 마음에 드는 르그랑 병렬형 스위치! 집을 방문한 친구들이 이 많은 스위치 다 외울 수 있냐고 묻는데 사용하는 빈도수를 고려하여 제가 순서도 지정했기 때문에 저는 사용한 지 하루 만에 다 외웠답니다.
조금 멀리서 화장실 문도 함께 담기게 찍어보았어요. 거실을 제외한 다른 곳은 모두 르그랑 엑셀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엑셀도 심플하고 참 예뻐요. tmi 하나만 풀자면 인터폰은 훨씬 저렴하고 예쁜 것들도 많은데, 저희 아파트는 반드시 지정된 브랜드 것만 할 수 있다고 해서 조~금 아쉽네요.
아 참, 삼성 더프레임 TV 반매립시 참고하셔야 할 사항! TV를 사면 같이 동봉해주는 브라켓은 '밀착형 브라켓'입니다.
밀착형 브라켓은 벽면에 바로 딱 붙일 때 사용하는 것이고, 반매립시나 TV 뒤에 선을 숨기는 시공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사용하지 못해요. 그래서 별도의 브라켓 따로 구매해야 하고, 저는 아래의 정품 제품(WMN-B16FB/KR)을 구매해서 달았습니다.
이 브라켓은 상하로는 움직이지 않고 좌우로만 움직이지만, 의자나 소파 앉았을 때 눈높이를 고려하여 TV 위치를 정한 거라 소파 배치에 따라 좌우 각도만 살짝 틀어서 봐도 아주 편안합니다. 후후
제가 좋아하는 포근한 체커보드 양털 담요와 함께 찰칵!
거실 쪽 베란다는 확장 공사를 했는데요, 저희 집 거실 벽은 양쪽으로 약간씩 철거 불가 이슈가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내력벽 뒤로는 보일러실이 있고, 반대쪽은 우수관이 있어요.
처음에는 내력벽을 활용해 아치나 액자식 벽을 만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스크랩했던 레퍼런스 사진 속 집들에 비해 저희 집 거실은 훨씬 작아서 집이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 변경했습니다.
최근에는 이 내력벽을 공간 분리 요소로 사용해 보자 하고 소파를 이렇게 배치해 보기도 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내력벽이 있어서 보일러실 문도 자연스럽게 슬쩍 가려지고, 로봇 청소기를 숨겨 놓기도 괜찮답니다. 로봇 청소기를 가동하면 저 구석탱이에서 도롱도롱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참 귀여워요 :)
요 소파 배치는 TV 보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누워서 TV 보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소파는 역시 눕는 가구였어요. ㅎㅎ
내력벽과는 무관한 이야기지만, 이 소파, 정말 정말 편하고 넓고 좋은데! 팔걸이가 두껍고, 아래까지 꽉 막혀있어서 거실 크기에 비해서 조~금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역시 작은 집은 개방감이 느껴지는 가구를 두어야 하는 것 같아요.
색감도 생각보다 노란빛이 돌아서, 소파를 바꿀 기회가 된다면 아래가 트여 있고 스틸 소재가 섞인 검정이나 짙은 갈색 가죽 소파를 사보고 싶습니다.
소파 배치를 바꾸면서 거실 확장부에 두었던 흰 원형 테이블은 아일랜드와 소파 사이에 두고 있는데요, 흰색 테이블은 역시 뭘 찍어도 예쁘게 잘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산 생화 케이크에서 꽃 몇 개를 떼서 테이블 위에 슬쩍 올려놔 보았는데, 요 사진 좋아요를 많이 받았더랬습니다~! 히히
이거는 센스 넘치는 친구에게서 며칠 전 선물 받은 스타우브 꼬꼬떼 접시에요. 너무 귀여워서 집안 여기저기에 데리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 흰 테이블 위가 제일 잘 나오더라고요!
또, 소파 뒤 공간에 키보드를 배치해 보았는데요, 건반이 마침 블랙 앤 화이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에프에프 컬렉티브의 fig 조명도 살포시 올려두었는데, 건반과도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요!
에프에프 컬렉티브 조명들은 주방의 스트링 포켓 선반과 함께 제가 원하는 '그레이지 톤에 블랙 포인트'를 잘 보여주는, 제가 매우 매우 애정 하는 아이템들입니다. ♥
이 조명도 에프에프 컬렉티브의 조명입니다. 이름은 spiral 플로어 램프이고, 구불구불한 선과 플리츠 형태의 갓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어떤 분의 집들이 사진에서 보고 한눈에 반했던 조명입니다.
한남동 쇼룸에 직접 방문하여 구매했는데, 쇼룸이 크지는 않지만 어찌나 예쁜 게 많던지! 사실 쇼룸 갔다가 반해서 나중에 추가로 구매한 것이 fig 조명이랍니다. 소품들도 예쁜 게 많아서 하나둘씩 사 모으고 싶어요.
손님을 많이 초대할 때는 소파를 더 밀고 가운데 공간을 넓게 확보해보기도 했어요. 저 날, 저 공간에서 친구들이 깜짝 브라이덜 샤워도 해줬는데, 소중한 사람들과 점점 더 많은 추억이 쌓여가는 거실입니다:)
남편은 원래 극극극 집돌이, 저는 그냥저냥 집순이었는데, 제 손으로 꾸민 예쁜 집이 생겨서인지 남편을 닮아가는 건지 저도 집에서 취미 생활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내는 시간이 더욱 좋아지더라고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면 가구와 소품을 요리조리 바꿔가며 배치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요.
서로의 생일에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TV를 배경지 삼아 예쁜 사진을 남겨보기도 하고,
패브릭이나 작은 소품들로 분위기를 바꿔보면서 집 꾸미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답니다.
주말이나 휴일 아침, 거실 소파에 앉아 따뜻한 차나 커피 한잔하면서 따스하게 들어오는 햇빛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엄청난 힐링입니다. 공간이 주는 행복이 매우 크네요!
3. 주방 Before
역시 충격적인 주방 비포 사진입니다. 오래 묵은 주방 가구와 보기 싫은 가스 배관이 있었는데요.
주방 After
짠- 이렇게 탈바꿈하였습니다. 11자 주방으로 시공을 하였는데요, 수도나 후드 배관 공사는 최소화한 채 아일랜드는 수납장+식탁+조리대 보조 역할만 하도록 만든 형태입니다.
11자 주방은 인테리어 사장님이 제안해 주셨어요. ㄷ자 주방을 하면 코너 쪽에 죽는 공간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11자 주방을 추천해 주시면서 오븐레인지, 식세기 자리와 싱크 수전 아래 빼고는 전부 서랍형 수납장을 만들어주셨어요.
사실 처음에는 조금 반신반의했는데, 서랍 형태다 보니 확실히 안쪽에 있는 것을 꺼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쓰다 보니 서랍형의 장점을 알겠더라고요.
인덕션 아래 서랍은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요리할 때 필요한 조리도구를 빼서 쓰기 편해요.
아일랜드장 전체 길이는 210cm입니다. 통행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만 남겨두고 최대한 길게 만들었어요. 서랍 큼지막하죠? 아직까지는 모든 그릇, 조리도구, 주방용품들을 넣고도 남아요.
아일랜드 끝부분 한 칸만 삼성 직화오븐 사이즈에 맞추어 공간을 비웠는데요, 요 직화오븐은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오븐 역할을 모두 하여서 별도의 다른 가전들이 필요하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밥은 압력밥솥에 하기 때문에 밥솥 자리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리모델링 시 구매할 가전 가구의 사이즈를 미리 알고 있으면 사이즈에 딱 맞는 공간을 구성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벽 쪽으로는 상부장을 두고 각종 양념들과 컵들을 보관해두고 있습니다. 상부장 서라운딩은 없애고 싶었습니다만, 비용 문제로 포기하였습니다. 리모델링 사진들을 많이 보다 보니, 한 끗 차이가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천장 몰딩의 유무, 걸레받이의 유무, 서라운딩의 유무 이런 것들이요. 미니멀함을 위해 그 한 끗 차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긴 했지만 결국 이 부분은 현실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집은 구축이라 바닥면, 천장면, 벽면 등이 모두 정확한 수평 수직이 아니고 평평하지도 않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만약 천장을 새로 치지 않은 채 서라운딩을 없앤다면, 상부장 문짝과 천장과의 틈이 일정하지 않게 벌어져 더 보기 싫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대신 깔 맞춤에 있어서는 제가 열심히 손품, 발품 팔아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ㅎㅎ 윤현상재와 대성하우징 매장을 두세 번씩 방문하면서 고심하다가 위 타일로 결정했는데요, 주방 타일 역시 그레이지 톤의 정석입니다.
300*600각 타일이고, 실제로 봤을 때 개인적으로 윤현상재 라임스톤과 이모션 화이트의 중간 느낌이었습니다. 코타 화이트 색상의 냉장고와 라이트 그레이 색상의 줄눈과도 색상이 거의 유사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주방 마지막은 제가 애정 하는 스트링 포켓 선반 사진 다량 투척하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ㅎㅎ
매일매일 쉽게 어질러지는 주방이지만, 스트링 선반만큼은 예쁜 컵이나 소품으로 장식하여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 있어요.
컵들은 주로 선물 받은 제품들인데요, 어찌나 다들 찰떡같이 예쁜 선물들을 주시는지!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 모두 모두에게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
맨 위는 '로파 서울'의 미니 와인잔이고, 중간에 있는 건 '티로직'이라는 브랜드의 티포트와 컵 세트입니다. 귀여운 나무 손잡이와 울퉁불퉁한 도자기 질감이 참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맨 아래는 빌레로이앤보흐의 고블렛잔! 신혼부부 친구들네 보면 하나씩 다 있더라고요? 그만큼 예쁘고 실용적인 잔인 것 같습니다.
4. 침실 Before
침실 After
침실은 제가 힘을 많이 뺀 곳 중 하나입니다. 기존 집주인분이 쓰던 붙박이장이 거의 새것이라 그대로 활용하기로 하여 필름 작업만 했고, 침대는 가로 1800의 라지 킹사이즈의 큰 침대를 두었습니다.
그 외에는 거의 가구를 두지 않고 수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위 사진은 색감이 원래보다 많이 쨍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거의 간접등만 켜 놓고 생활해 위 사진보다 훨씬 어둑어둑하고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ㅎㅎ
침실은 집의 다른 공간들과는 다르게 어둡고 따뜻한 색을 많이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침대 베이스도 네이비색이고 나무 소재의 제품들을 많이 배치해 두었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니터를 활용하여 삼탠바이미를 만들었는데요, 영화나 예능 시청을 매우 좋아하는 저희 부부에게 삼탠바이미는 아주 꿀템입니다. ㅎㅎ
5. 서재
제가 거실 다음으로 애정하는 공간! 서재입니다. 이 방은 원래 베란다가 있는 방이었는데, 확장을 하여 넓은 서재 공간을 만들었어요.
확장 공간에는 창문을 등지고 책상을 배치했고, 그 앞으로는 선반을 두었습니다.
저희 집 현관에서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방이 이 방인데요, 저희 집에 방문했을 때 처음 마주하는 모습이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이 자리에 선반을 배치했습니다.
한샘에서 나온 '플롯 책장'인데, 벽을 뚫지 않아도 되는 모듈 선반입니다. 아무리 제 집이더라도 벽에 구멍 뚫는 건 아직은 손이 달달 떨리더라고요.ㅎㅎ;;
그래서 벽을 뚫지 않는 선반을 배치했고, 나중에 이 방을 아이방으로 꾸민다면 이 책장을 거실로 빼거나, 책장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서 색감이 가장 알록달록한 공간이에요. 집에 있는 갈 데 잃은 각종 장식품을 총 집합시켜 놓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선반 꾸미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다행인 건, 주황&파랑의 조화가 나름 모던하고 서재스럽고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 중입니다. ㅎㅎ
선반 옆 벽에는 몰딩에 설치하는 무타공 액자 레일이 있길래 설치해 보았습니다. 남편이 서재 책상에 앉아서 그림을 볼 때마다 마음에 든다고 해서 뿌듯합니다.
참고로, 위에 언급한 대로 천장이나 벽을 새로 치지 않았기 때문에 몰딩은 역 계단 몰딩으로 시공했는데, 생각보다 간결하여 보기에 괜찮더라고요.
남편이 집에서 장시간 일해야 할 때가 종종 있어서, 예쁘진 않지만 원래 사용하던 모니터와 노트북으로 듀얼 모니터를 갖춰두었고, 모션 데스크와 편안한 의자도 구비했습니다. 저도 이 글을 여기 앉아서 쓰고 있는데 아주 편하네요. 여기 앉아서 마샬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하면 일이 아주 잘 된답니다!
데스크테리어는 아직 연구해 나가고 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데스크테리어의 핵심은 아이맥이라는 생각이.. 쿨럭.. 언젠가는 아이맥과 아르테미데 조명으로 꾸며보고 싶네요!
이 방은 북서향의 방이라 오후부터 해가 아주 잘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노을빛이 참 예쁘더라고요. 제가 참 애정 하는 순간입니다.
6. 욕실 Before
기존의 화장실도 20년 묵은 화장실이었는데요,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화장실로 재탄생했습니다.
욕실 After
도기는 아메리칸 스탠다드, 수전과 액세서리는 많이들 하는 무광 니켈로 통일했습니다.
화장실 타일도 고민을 많이 하다가 최종적으로 대성하우징에서 골랐는데, 이 또한 조명에 따라 톤이 달라지는, 약간의 질감과 약간의 무늬가 있는 옅은 그레이 색의 600각 포세린 타일입니다.
조명을 환하게 틀었을 땐 밝고 깨끗한 느낌이고, 간접 조명만 틀었을 땐 분위기 있는 호텔 화장실 무드가 됩니다.
참고로 저는 무.조.건 물 튀지 않는 건식 화장실을 만들리라! 하는 일념으로, 유행하는 조적벽은 거들떠도 안 보고 시종일관 유리문 달린 샤워부스만 외친 사람입니다..
샤워부스 밖으로는 물이 아예 안 튀어서 정말 좋고, 줄눈도 시멘트색으로 하니까 심신의 안정이 찾아옵니다. 샤워 후엔 늘 스퀴저로 물기를 제거하고, 거기에 휴젠트까지 있으니 곰팡이 생길 틈이 없습니다. 곰팡이 완벽 방어 성공!
구배 문제로 샤워부스에 턱이 생긴 건 조금 아쉬운 점이지만, 화장실 조건이 원래 그러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점이네요.
화장실 문은 예림도어의 귀여운 모루 유리 창이 있는 문을 골랐습니다. 가끔 창이 낮게 달린 문도 있던데, 이렇게 높게 달려야 안은 안 보이고 불빛만 보이더라고요! 팁입니닷. ㅎㅎ
7. 드레스룸 Before
드레스룸 After
이 방은 현관 들어오자마다 오른쪽에 위치한 방인데요, 기존 집주인분은 이 방을 그냥 창고방으로 쓰셨더라고요. 그만큼 작은방이라 저희는 이 방을 드레스룸으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둘 다 옷이 좀 많은지라 안방 붙박이장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걸 알았거든요. 제가 먼저 출근하기 때문에 남편의 아침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드레스룸에는 제 옷과 화장대를 두었고, 안방 붙박이장에는 남편 옷을 보관 중입니다.
드레스룸 가구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선택하는 갓성비 업체 수쿠퍼니텍에서 맞췄습니다. 저 방의 한구석에는 특이한 선반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저 곳을 활용하려면 뒷판이 뚫려있는 가구가 필요했는데, 수쿠퍼니텍이 저의 필요에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공간에 딱 들어맞고 설치 기사님들도 친절하셨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드레스룸에는 거실에서 포기한 아치의 로망을 실현시켜 보았습니다. 좁은 방인 만큼 방문까지 있으면 공간을 그만큼 활용을 못 하고 걸리적거리겠다 싶어서 방문을 떼고 아치문을 만들었습니다.
아치문에는 계절별로 패브릭을 바꿔 달아주어 소소하게 무드를 바꿔주고 있습니다. 봄여름에는 상큼하게, 가을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무드로, 요즘에는 스트라이프가 예뻐 보여 차분한 무드로!
크리스마스 분위기 뿜뿜하는 패브릭과 영롱한 미니 트리로 11월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었답니다. 큰 트리나 많은 시즌 소품은 보관이 참 난감한데, 이렇게 작은 소품과 패브릭만으로도 분위기가 충분히 나서 좋더라고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서는 차분한 무드의 스트라이프 커튼을 달아두었습니다. 갈 곳 잃었던 벽 선반을 걸고 디퓨저까지 올려두니, 복도를 지날 때마다 향이 은은하게 나서 기분이 좋습니다. 디퓨저는 자라홈 제품인데 병도 예쁘고 향도 좋더라고요. 추천합니다.
8. 현관 Before
현관 After
현관문은 짙은 회색 필름으로 리폼하고 지네 남편의 수많은 신발을 최대한으로 수납할 수 있는 3칸짜리 신발장을 두었습니다. 고장이 쉽게 난다는 푸쉬도어 대신 작고 귀여운 단추 같은 손잡이를 달아주었고, 하부 띄움 시공하여 아래에 전구색 센서등을 달고, 전신 거울은 신발장 안에 부착해 주었습니다.
현관 타일은 먼지나 오염이 눈에 덜 띄는 중간톤 회색에 테라조 무늬가 잔잔하게 들어간 600각 포세린 타일(대성하우징 HB6693)을 골랐습니다. 현관문과도 잘 어울리고, 실용적이면서도 예쁩니다.
복도식 아파트인지라 중문을 설치했는데, 설치하길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중문의 유무에 따라 외풍이 들어오는 정도 차이가 엄청 크더라고요. 중문은 영림도어(YS01D)고, 전체가 모루 유리로 들어간 형태로 골랐습니다.
중문의 색상이 벽지나 걸레받이 필름(예림 크림화이트)보다 좀 더 밝은 화이트여서 중문 윗부분의 인방 필름은 영림 중백색 필름으로 시공했습니다.
중문 옆 빈 공간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중간을 오픈시켜 향수나 반지 등을 둘 수 있도록 했고, 전기가 연결된 곳이 아니라 건전지를 넣는 센서등을 안쪽에 부착해두었습니다.
붙박이장의 옆면은 가벽을 쳐서 화장실 벽면이 하나로 쭉 연결된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이 복도 공간에는 전신거울도 배치해보고, 액자도 배치해보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보고 있어요. 벽난로 콘솔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수납이 부족하면 슬림한 수납장을 놓아도 될 것 같은 공간이라,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 같습니다.
9. 베란다 Before
베란다 After
드디어 마지막! 베란다는 정말로 힘을 다 빼고 심플하게 실용적인 공간으로 꾸며두었습니다.
베란다 타일은 저렴한 300각의 자기질 타일(대성하우징 DSF3449)로 시공했고, 워시 타워 쪽은 단을 한단 쌓아 올렸습니다.
마치며
처음에 리모델링 상담을 시작할 때 제가 막연하게 예쁘다고 생각하던 집의 모습과, 막상 자재와 가구를 고르면서 구체화시킨 현재의 모습이 조금 다른데요, 지금도 100% 마음에 들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요즘에는 보다 모던한 느낌을 위해 금속 소재들을 추가한 '쇠테리어'를 해보고 싶어 연구 중입니다. 아마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저의 취향을 찾고 안목을 키워가고 있는 과정이지 않을까요?
이제 이 집에서 리모델링 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거의 다 보냈는데요, 앞으로 변화할 우리 집의 모습이 무척 기대됩니다. 단정하고 예쁜 공간이 있으니 집에 들어올 때 언제나 기분이 좋고, 집 어디에서나 가만히 멍 때리고 있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집을 부지런히 치우고 정리하게 되는 효과도 있어요. ㅎㅎ 아무튼 공간이 주는 힘이 크다는 걸 많이 느끼는 요즘! 이 공간을 잘 유지 발전해가며, 남편과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아가 보려 합니다!
아직 부족한 집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가꾸어 나가보려고 인스타그램(du._.house)과 블로그(듀로그)도 운영하고 있어요. 블로그에는 리모델링 공사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하여 기록해두었답니다. 저만의 기록용에 가까운 부끄러운 블로그 글이지만, 혹시 추가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를 참고 부탁드려요.
저의 tmi 넘치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되었길 바라며,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