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매일 같은 시간에 전화를 거시길래.." 이유를 알고 먹먹했던 날

아버지는 매일 저녁 여섯 시쯤 전화를 거셨습니다. 특별한 용건은 거의 없었습니다.처음에는 왜 매일 같은 시간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이유를 알게 된 뒤로는 전화를 놓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늘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전화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밥 먹었냐는 말과 날씨 이야기가 전부였습니다. 아들은 바쁠 때면 짧게 대답하고 끊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다음 날 같은 시간에 또 전화를 거셨습니다. 시간이 정확한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알려 준 이야기

어느 날 어머니가 그 시간의 이유를 알려 주셨습니다. 아들이 퇴근하는 시간을 아버지가 직접 계산해 두셨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이르면 일하는 중일까 봐, 늦으면 쉬는 걸 방해할까 봐 정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시간을 몇 년째 지키고 계셨습니다. 아들은 그 말을 듣고 한참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달라진 것

아들은 그날 이후로 여섯 시가 되면 먼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예전보다 몇 마디씩 더 붙이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아들이 먼저 걸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아버지 목소리가 유난히 밝았다고 합니다. 통화 시간은 여전히 짧지만 느낌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부모의 배려는 대체로 말이 아니라 습관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고 나면 같은 전화도 다르게 들립니다.오늘 걸려 온 전화가 있다면 한 마디만 더 붙여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한 마디가 상대에게는 꽤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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