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을 만끽하는 아트리움 하우스

세계주택 | INTERNAL LANDSCAPE VILLA

햇빛의 흐름으로 시간을 즐기는 커다란 아트리움. 도시의 번잡함을 잊게 해주는 특별한 중정을 가진 프라이빗 하우스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아트리움을 통해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음 집을 찾았을 때 열한 살인 딸아이가 내리 사흘을 마당에서 놀았습니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주택은 체코의 유서 깊은 도시, 노비 이친의 중심지 근처에 자리해 있다. 그러면서도, 이 지역의 미기후(微氣候)에 영향을 미치는 큰 공원과도 가까이 있다. 직장과 학교, 친지들, 그리고 지역 행사와의 접점이 크고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다만, 도시의 법적 규정들이 복잡해 이를 충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택은 2층 규모로 완만한 경사지에 자리했다. 주택은 바깥으로 뻗어 나가기보다는 안쪽의 중정을 향해 공간을 구성했다. 주택은 크게 세 개의 ‘출입구’, ‘거실’, ‘아트리움’ 플랫폼으로 나뉜다. 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 플랫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사무실을 겸하는 다용도실을 갖췄다. 공용 공간인 거실 플랫폼은 지면 보다 약간 높은 레벨에 구성되었다. 외부 아트리움은 이보다 0.5m 더 높은 레벨을 가졌다. 침실 등 사적 휴식 공간을 포괄하는 지상부 거실 플랫폼은 CLT 패널을 구조체로 사용한 목구조로 구축되었다. 거실과 침실, 모두 이 집의 핵심인 잔디 아트리움에 연결되어 있다.

주택은 고효율 저에너지 주택을 지향했다. 열회수환기장치를 적용했고, 콘덴싱 보일러를 사용한 바닥 난방으로 열효율을 높였다. 지붕에는 전기를 생산할 태양광 패널을 올렸고, 아트리움 아래에 빗물 저장고를 설치해 물 수요를 보조하고 있다.

건축가는 노비 이친의 이 주택의 모티브를 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가 묘사한 ‘아트리움 디스플루비아툼’의 변형이라 소개했다. 유유자적 시간의 흐름을 햇빛을 통해 담아내는 아트리움에서 고전적인 미와 현대적인 삶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 주택의 형태는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예술을 연상케 한다.
도로에서 본 주택 전면. 앞마당은 도로에 면한 긴 선형 플렌터에 식재된 조경이 그 역할이 대체했다.

Project Info

프로젝트 위치 : 체코 노비 이친
대지면적 : 505㎡(152.76평)
건축면적 : 330㎡(99.82평)
연면적 : 351㎡(109.20평)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벽·지붕 – 철근콘크리트, KLH CLT 패널
외벽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로커스트(Locust) 목재 루버
내벽마감재 : 벽 – 노출콘크리트, 목재 루버 / 바닥 – 무광 콘크리트, 오크 마루
창호 : 검은색 알루미늄 3중유리 시스템창호
설계 : Atelier Stěpán(Marek Jan Stěpán)

아트리움이 만드는 그늘 공간 아래에는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식탁과 의자, 싱크대가 놓였다.
아트리움과 도로 사이에는 목재 루버로 시선을 차단한 긴 풀장이 자리한다.

Plan


자동차가 진입하는 지하 메인 출입구 플랫폼에 자리한 다용도실.
(위, 아래)식당이나 거실 등 중요한 일상 공간 위에는 둥근 천창을 두어 디자인 일관성과 함께 자연 채광을 풍부하게 확보했다.
벽난로는 집 입구와 계단을 잇는 주요 동선 축 끝에 자리한다.
침실에는 리사 산(山, Lysá hora)을 형상화한 크고 낭만적인 장식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건축가_ Marek Jan Stěpán

아틀리에 슈테판(Atelier Stěpán)은 전통적인 기반에서 현대 건축을 발전시켜 온 스튜디오다. 1997년 설립해 여러 교회 건축으로 건축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마렉 슈테판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실 건축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브르노 공과대학교 건축학부 부학장을 맡고 있다. www.atelier-stepan.cz

구성_ 신기영 | 사진_ BoysPlayNice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5월호 / Vol.315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