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은행에 물붓기…유리멘탈 증시 '다우 384p↓' [뉴욕마감]
위기의 은행들이 투심을 유리멘탈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이 회생가능성을 의심받으며 다시 30% 이상 급락했고,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도 약 7%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두 밑빠진 은행 때문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전일 상승분을 까먹거나 그대로 반납했다. 주말을 맞아 이틀간 거래 없이 불확실성을 맞아야 하는 투자자들 가운데 포지션을 털어낸 이들이 많았던 탓이다.
퍼스트리퍼블릭에는 전일 미국 11개 대형은행들이 300억 달러를 예치해 은행 시스템 부실 전이를 막겠다고 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도 스위스 정부가 국립은행을 내세워 사실상 공적자금 54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심은 이런 지원도 급진적인 긴축과 유동성 난 속에서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384.57포인트(1.19%) 하락한 31,861.98을 기록했다. 전일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것이다.
S&P 500 지수는 1.1%(43.64포인트) 내린 3,916.64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2.5% 가까이 상승했지만 금일엔 0.74%(86.76포인트) 떨어진 11,630.51에 장을 마쳤다.
웻부시 증권은 이날 퍼스트리퍼블릭(티커 FRC) 주식 목표가격을 주당 5달러로 낮추고 "이 은행이 결국 대형은행에 인수된다면 기존 주식 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보통주의 잔존가치는 자산이 부실하기 때문에 주당 5달러 수준으로 투자등급은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까닭은 핵심 자회사인 은행이 뱅크런으로 인해 전격적으로 국유화되면서 단기적으로 남은 그룹사의 부채가 자본을 뛰어넘어서다.
파산보호를 내지 않을 경우 서로 자기 채권을 담보하려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회사는 곧바로 부도를 낼 수 있다. 때문에 SVB파이낸셜은 채권·채무 정리를 위해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그룹에서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남은 지주사와 잔여 계열사들의 매각이나 청산, 자구책 마련을 위한 수순이다.
SVB파이낸셜은 그룹의 상장 지주사로 뉴욕 법원에 제출한 챕터11 신청서에 따르면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산과 부채를 기재했다. 파산보호에 남은 계열사 중 SVB증권과 SVB캐피탈은 포함되지 않았다. SVB파이낸셜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더 이상 은행 계열사와는 같은 소속이 아니라는 걸 공표하면서 관계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을 접수하면서 대주주 SVB파이낸셜의 은행 지분은 전액소각에 가까운 감자가 예상된다.
증시가 은행주 위험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혼조속에 묵묵히 강세인 개별주도 상당하다. 특히 나스닥이 은행의 위기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번 주에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페이스북 지주사인 메타는 각각 12%와 10% 이상 상승폭을 보였다.
기술성장주 가운데 대표격인 이들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챗GPT를 상대할 만한 경쟁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게다가 메타 등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혀 조만간 비용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 등을 떠난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몰리는 것이다.
AI테마에서는 엔비디아도 가장 주목받는 수혜주다. MS나 구글이 이들 AI 제품 개발기업이 필요한 반도체 설계능력을 갖춘 경쟁자가 드문 기업이다. 이번주에만 1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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