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까지 간 '李 투표지 노출'…선관위가 본 기준은 '고의 공개'

최승한 2026. 6. 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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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 도장 상태 문의하다 카메라 포착
국힘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주장
법조계 '고의성 판별 어려워...위법 소지 크지 않아'
지난 선거 비해 선거법 위반 15% 증가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조치와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지 노출' 논란이 고발 사건으로 번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마치기 전 기표 상태를 문의한 상황으로, 고의로 투표지를 공개한 행위와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일 중앙선관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던 중 기표소 밖으로 나와 선거 사무원에게 기표 도장 상태를 문의했다. 이 과정에서 접히지 않은 투표지가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정치권 등에서 '투표지 공개'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중앙선관위원장과 서울시선관위원장 등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이 대통령의 행위가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한 것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를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은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수 없고,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선관위는 당시 상황을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일반적 문의로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도 기표용구가 잘 찍히지 않거나 문의 사항이 있으면 나와서 물어볼 수 있다"며 "투표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기표소를 나와 문의한 것으로, 문제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문의한 기표 도장 상태도 식별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기표 도장이 일부만 찍혔더라도 어느 후보자나 정당에 기표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유효표로 인정된다. 같은 후보자란 안에 기표 도장이 두 번 이상 찍혔거나, 투표지를 접는 과정에서 반대편에 묻은 경우도 식별 가능하면 유효표로 본다는 게 선관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관위는 이 대통령이 문의한 기표 상태와 별개로, 투표지가 외부에 보인 경위에 따라 위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일부러 '누구를 기표했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에게 내보이는 행위라면 위반일 수 있다"며 "실수로 투표지를 떨어뜨리거나 투표함에 넣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이 우연히 보게 된 경우는 공개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왼쪽 세번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투표의 비밀침해죄' 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법조계에서도 투표지가 외부에 보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인정되기는 어렵고, 기표 내용을 공개하려는 의도와 행위·경위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봤다. 이제일 사람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투표지 노출) 영상을 보면 이 대통령이 기표 도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거관리관에게 문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의 비밀 보장 원칙을 위반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위법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조치와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이번 지방선거 관련 선거법 위반 조치는 1482건으로, 직전 지방선거 같은 시기 1290건보다 14.88% 늘었다. 서울경찰청도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선거사범 관련 사건 322건이 접수돼 304건을 수사 중이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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