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공급 불안에 K제련 영향은..고려아연·LS MnM 수혜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중국의 수출 중단 예고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황산 시장의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만 국내는 자체적인 황산 수급 구조를 갖추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등 국내 비철금속 제련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황산 선물 가격은 지난해초 톤당 464위안에서 올해 1045위안을 넘어섰다. 칠레 현물시장 가격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약 40% 이상 급등했다. 국내 황산(반도체급 포함) 수출 가격은 지난해초 톤당 32달러에서 이달초 113달러까지 오르며 250% 넘게 상승했다.
지난 2월 중동 사태 발발 이후 황산의 원료인 황 생산량도 전세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황 함량이 높은 중동산 원유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해 세계 1위 생산국인 중국(총 1900만톤)이 내달부터 수출 금지 방침을 발표하며 공급 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황산은 비료의 핵심 원료일 뿐 아니라 삼원계 배터리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 소재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전구체 생산에도 활용되며, 반도체 웨이퍼 세정 및 식각 공정에서도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국제 제련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이 중동산 유황 조달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한국은 비철금속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을 회수해 황산을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황산 수출량은 연간 239만톤에 달한 반면 수입은 약 1만1000톤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황산 순수출국인 만큼 글로벌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보다는 판매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고려아연이 꼽힌다. 고려아연은 아연·납 제련을 기반으로 황산을 생산하는 국내 주요 공급업체다. 연간 약 15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황산뿐 아니라 순도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반도체용 황산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울산 온산제련소 내 반도체용 황산 생산능력을 연간 28만톤에서 올해 하반기 32만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50만톤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국내 반도체용 황산 수요의 약 60~70%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통합 제련소에서도 연간 약 10만톤 규모의 반도체용 황산 생산 라인 구축을 검토 중이다. LS MnM 역시 구리 제련 부산물을 활용해 황산을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공장에 황산니켈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9년 새만금 공장까지 가동되면 연간 6만2000톤 규모의 생산 체계를 확보하게 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황산 가격 수준에서는 고려아연과 LS 모두 80% 이상의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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