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별들의 전쟁] 'IB통'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실적 질주…차기 과제는 '디지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그래픽=박진화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올해 마지막 임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연간 실적이 지난해 성적표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세일즈·투자은행(IB)·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의 3분의 2에 육박하면서다.

특히 'IB통'으로 꼽히는 윤 대표가 취임하면서 NH증권의 IB 경쟁력은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부문별로 뜯어보면 윤 대표 취임 전 세일즈 부문의 영업이익이 가장 컸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는 전 사업 부문 통틀어서 IB 부문의 실적이 가장 두드러지면서다.

윤 대표는 잔여임기 동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단순한 투자 플랫폼을 뛰어넘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디지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 취임 전·후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살펴보니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NH증권은 IB부문에서만 25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1934억원 대비 29.7%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채 대표주관 2위, 여전채 대표주관 1위, 유상증자 주관 1위를 석권하면서다.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는 빅 딜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유상증자 주관을 맡았고, 부채자본시장(DCM) 부문에서는 호텔신라·메리츠금융지주 등의 회사채 발행을 맡았다.

이는 다른 사업부문들이 거뒀던 영업이익 규모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NH증권의 세일즈부문은 2296억원, 트레이딩부문은 811억원, 본사관리부문 등이 포함된 기타 사업부문은 494억원이었다. 기타부문을 제외한 세일즈부문과 트레이딩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6%, 6.3%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IB부문의 성장세가 가팔라 실적 견인에 나선 것이다.

/이미지 제작=임초롱 기자

이는 윤 대표가 지난해 초 취임한 직후부터 나타난 실적 성장세였다. 실제로 윤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23년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사업부문은 2972억원의 세일즈부문이었다. IB부문은 후순위로 밀린 2012억원이었고, 트레이딩부문은 170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윤 대표가 취임한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IB부문 영업이익이 3927억원으로 세일즈부문(3723억원)을 역전했다.

윤 대표는 NH증권에 피합병된 옛 우리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팀장과 커버리지본부장 등을 거쳐 NH증권 IB1사업부 대표를 맡아 IB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초 NH증권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면서 현재는 IB1, 2사업부 총괄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MTS=파트너 플랫폼'…IMA 사업 진출도 채비

하반기 NH증권은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 '투자 파트너'에 방점을 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거래만 하고 마는 게 아닌 '투자 인사이트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투자전략 파트너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NH증권은 증권 업계 최초로 미국 '펀드스트랫'의 대표 전략가 톰 리, 기술적 분석 전문가 마크 뉴의 투자 콘텐츠를 제공한다.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의 헤드라인과 시장지표 분석 자료도 제공할 방침이다. 모든 콘텐츠는 AI 요약, 한글 번역, 더빙 등을 더해 NH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볼 수 있다.

'시킹알파'와 국내 3년 독점 계약에 따른 연계 서비스도 선보인다. 시킹알파는 한달 순 이용자 수 2000만명, 자체 애널리스트 1만8000명을 보유한 미국 대표 금융·투자 플랫폼이다. 종목별 뉴스 및 전문가 분석, 종목 평가를 시작으로 고객의 잔고 및 관심 그룹에 대한 투자 건전성 체크, 성과 부진 종목에 대한 대체 종목 가이드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위해선 지주의 힘을 빌렸다. 이달 25일자로 유상증자 신주 3225만8064주가 상장하면 NH증권의 자기자본은 6500억원 늘어난다. 모두 농협금융지주에서 출자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유상증자 주요 내용 /사진=현대차증권 제공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들만 영위할 수 있는 IMA 사업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원금 지급과 자산증대를 추구하는 고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진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되면 발행어음과 IMA를 합산해 자기자본의 300%(200+100%)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종합금융투자회사 운용규제개편안 때문에 다음달까지 인가 신청을 완료해야 현행 요건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개편안에는 종투사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을 연말 결산 이후 2년 연속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탓에 이달까지 IMA 사업 인가를 신청하지 않는다면 최소 2년 뒤에나 기회가 돌아오는 셈이다.

이 외에도 윤 대표는 잔여임기 동안 사업부문별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점추진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IB사업부문의 경우 시장지배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세일즈, 구조화 및 인프라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리테일사업부문은 부유층 중심의 대면채널, 디지털 부유층과 대규모 고객을 유입하는 디지털채널로 분화해 발전시키기로 했다. 운용사업부문은 세일즈 조직과 연계해 운용자산(AUM)을 확대하고 투자효율성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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